야니(왼쪽)와 율리가 용인 호암미술관 옆 오솔길을 담소를 나누며 달리고 있다.
21일 오전 8시 용인 호암미술관 옆 호수주변은 동화속 풍경을 연상케했다. 오랜 가뭄끝 단비로 우거진 나뭇잎들은 더욱 싱그러운 푸른빛을 발하고 호수엔 청둥오리들이 물안개 사이로 노닐고 있었다.
이때 한쪽 오솔길에서 두명의 미녀가 불쑥을 모습을 나타났다. 웬 금발의 팔등신? 핫팬츠차림에 재잘거리며 가볍게 조깅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마치 서구의 한 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하이’라며 인사말을 건네자 수줍은 듯 말없이 가벼운 미소로 답례를 한다.
야니차 람브레바(25·불가리아)와 율리야 부르라카(18·우크라이나). 이들은 삼성 에버랜드에서 ‘가장 퍼레이드’ 등을 공연하는 단원들이다.
“출근길에 매번 호숫길을 뛰는 두 외국여성과 마주치는데 너무 보기좋아 차를 버리고 나도 같이 뛰고 싶더라고요.” 아침 출근길에 이곳을 지나간다는 한 회사원이 이들의 존재를 제보했다.
야니(야니차)와 율리(율리야)는 매일 아침 12㎞씩 조깅을 즐긴다. 야니는 1m67에 52㎏, 율리는 1m64에 50㎏.
날씬한 몸매인데 왜 뛰는 걸까?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게 좋아요. 또 일하는데 필요한 체력도 기를 수 있지요” 두사람의 똑같은 대답이다.
‘아니 일하는데 필요한 체력이라니?’
“각종 의상을 걸치고 하는 퍼레이드를 마치고 나면 체력이 약한 단원들은 픽픽 쓰러지기 일쑤예요.” 에버랜드 이기호 공연단감독의 설명이다.
공연단의 하루 공연은 모두 네차례. 춤의 역사를 다룬 공연과 가장 퍼레이드를 매일 2회씩 펼친다.
특히 올해는 개장 25주년을 맞아 대형 퍼레이드를 구성한 까닭에 어느때보다 체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
130명의 공연단원 중에서 외국인 단원은 70명. 대부분이 댄서들이지만 야니와 율리는 체조와 곡예전공이라 다른 단원들보다 체력소모가 더 많다. 야니는 체조전공. 율리는 곡예전공이다.
이들에게 여름철 건강유지 비결을 물어봤다. 이번에도 이구동성. “물론 조깅이지요, 그리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어요.”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