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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송환 막아야" 中 설득 주력

입력 | 2001-06-27 18:52:00


정부는 장길수군 일가족 7명의 남한 망명 요구와 관련해 이들이 북한으로 재송환되는 사태를 막는데 최우선적인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갔던 탈북자 7명이 한국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다시 강제 북송됐던 ‘악몽’을 경험했던 외교통상부로서는 모든 외교적 채널을 동원한 가운데 유사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길수군 가족이 지금처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보호하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주중 한국대사관과 제네바 대표부를 통해 중국과 UNHCR측에 이들의 신변안전과 이번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당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1차 협상 주체가 UNHCR와 중국 정부인만큼 당분간 중국측에는 ‘인도주의적 고려’를 계속 요청하면서 UNHCR를 적극 지원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최근 유엔의 난민 개념 및 보호대상 확대에 따라 탈북자를 ‘광의의 난민’으로 간주해 보호해야 하며 어느 경우에도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 송환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중국 및 UNHCR측에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중국측도 지난해 ‘탈북자 강제북송 사건’ 과정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교훈’을 기초로 이번 사건을 잘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당국자는 “중국측이 북한과의 관계 악화와 탈북 러시의 부작용 등을 우려해 그동안 지켜왔던 ‘탈북자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