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26, 27일 이동학씨 일가족의 난민 신청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대륙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실상에 대해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은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탈북자들이 매달 평균 10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탈북자들은 강제 송환되면 감옥에 간다는 두려움 때문에 북한과 중국 국경 인근지역에 많이 사는 조선족 거주지역에 숨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선족 교회와 자선단체들은 탈북자들에게 중국인처럼 말하고 옷 입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이씨 가족의 난민 신청을 계기로 그동안 탈북자 문제를 둘러싼 유엔과 중국 정부의 대립이 표출됐다”면서 “유엔은 중국이 향후 북한과의 국경을 완전히 폐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이씨 가족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고 강력히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워싱턴포스트는 “중국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공식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국경지역 주민들은 탈북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경우 거의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선에 보초병까지 세워놓았지만 중국측 국경선은 논밭 지역으로 경비가 허술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인도주의 국가로 보이고 싶어하는 의도가 있는 반면 북한과의 오랜 우방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위치에 있다”면서 “특히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 결정이 3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은 이미지 개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관측했다.
BBC방송은 “북한 주민들이 강제 송환될 경우 심한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국으로 탈출하는 것은 10여년 동안 계속된 식량 부족 때문”이라며 “최근 서방국가들로부터 지원된 식량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배급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원조기구들은 미사일 문제가 주관심사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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