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시련은 사양합니다.국내 제일의 자동차 부품업체였던 옛 명성을 꼭 되찾을 겁니다“
한때 존폐 기로에 섰다가 최근 빠른 속도로 살아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는 (주)만도.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상수(吳尙洙·57·사진)사장은 ‘사연 많은’ 회사를 일으켜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만도기계의 부도(97년12월)→공장 매각→새 회사 만도 출범(99년12월)→구조조정 진행 등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그는 직원들을 강하게 조련시켰다.
“그룹(한라)의 그늘 속에서 안일한 경영을 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실력을 갖추고 경쟁력 있는 부품을 만드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는 한때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였다. 그러나 한라그룹 침몰과 함께 만도기계도 부도를 내면서 문막·익산·평택 공장만 묶어 새 법인인 ‘만도’가 출범했다.
오사장은 부도후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땀으로 일궈냈던 경주와 아산공장 등을 처분했다. 서울 삼성동과 대치동 부지도 팔아치웠다. 시그마타워 등 돈이 되는 부동산을 미련없이 매각했다. 만도 지분 70%는 미국 체이스 맨해튼 컨소시엄에 넘겨주었다.
덕분에 부도 당시 9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추는데 성공했다.살을 도려내는 작업이었다. 그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강조한다.
오 사장은 전자식 주행 안전장치(ESP) 등을 주력제품으로 삼고 수출을 강화, 지난해 42%였던 수출 비중을 65%로 끌어올리기 위한 글로벌 전략을 모색중이다.
2003년까지 중국과 미국에 현지공장도 설립한다는 복안이다. 3년정도 뒤에 주식시장 재상장도 목표중 하나다.
그는 “GM은 만도의 거래처”라고 운을 뗀후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에 비해 저조한 대우차에 대한 납품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도는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4분기 매출 2650억원, 당기순이익 150억원의 영업실적을 냈다.
오사장은 ‘사람’을 늘 중시한다. 매월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임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1박 2일 코스로 밤을 함께 지새면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신뢰를 다져나간다는 것.
그는 경북대를 나와 통역장교를 거쳐 월남전에 참전한 뒤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정인영(鄭仁永) 전 한라그룹명예회장의 주목을 받았다가 77년 만도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자리를 옮겨 ‘한 우물’을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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