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되는 불황으로 문을 닫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사용하던 서버를 팔려는 벤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서버를 거래하는 ‘온라인 시장’이 최근 활황을 맞고 있다. 지금까지 중고서버는 개인끼리 알음알음으로 거래하거나 신품을 살 때 보상판매를 해주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중고서버는 신제품에 비해 값이 매우 싸다. 할인율은 보통 새 제품의 50∼80%에 이른다. 또, 닷컴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 99년 하반기부터라 사용기간이 2년 미만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소모품인 하드드라이브만 바꿔주면 새 제품과 성능차이가 거의 없다는 얘기.
인티즌이 지난 2월 개설한 서버하우스(www.serverhouse.co.kr)는 온라인 중고서버 시장을 개척한 사이트로 평가받는다. 이 사이트는 문을 연 지 한달만에 총거래 금액 1억원을 돌파해 주목을 끌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달 평균 40∼50대(1억5000만원)가 거래된다”며 “장비를 늘려야 하지만 새 제품을 살 여력이 없는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을 연 하나세이브(www.ITnServer.com)는 거래대상을 인터넷제국과 하나로통신 엔진 등 IDC로 확대한 케이스. IDC에서 공급받는 물품은 서비스 요금을 못내 ‘불량채권’이 된 서버와 임대하지 못한 초과보유분이다.
이밖에 중계수수료를 기존 10%에서 5%로 내리면서 시장진입에 성공한 서버딜(www.serverdeal.co.kr) 등 중고서버 사이트는 벌써 10여개에 이른다. 업계에선 올해 시장규모의 10%(9000∼1만대)를 중고서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세이브 남 건 부장은 “불경기 때는 장비 비용을 포함해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는 것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된다”면서 “최근엔 중소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중고서버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