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김영삼(金泳三) 정부 들어 실시됐던 언론사 세무조사와 이번에 실시된 언론사 세무조사는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선 94년 세무조사의 경우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세무조사 실시, 대상 언론사, 결과 등이 국세청에 의해 한 번도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다.
세무조사로 가는 정부의 태도도 대조적이었다. 94년 세무조사는 김영삼 대통령은 물론 권력 핵심부로부터 사전에 어떠한 언급도 없는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시행됐다. 다만 김 전대통령이 93년 4월 “문민정부 시대에는 정부와 언론의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정도의 언급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세무조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등 정권의 핵심관계자들이 줄기차게 ‘언론개혁’을 선창(先唱)함으로써 사실상 사전 예고됐다는 지적이다. 김 대통령은 1월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자율적 개혁’을 강도 높게 촉구한 바 있다.
세무조사의 강도 역시 94년 때와는 다르다. 당시에는 1차로 중앙 한국 경향 서울 한국방송공사 등 5개사, 2차로 동아 조선 국민 세계 문화방송 등 10개사에 국한해 세무조사가 단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조사는 23개 중앙언론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이뤄졌다.
당시의 조사인원, 조사내용과 결과 등이 공개되지 않아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이번에는 조사기간이 132일에 이르고, 국세청 본청 직원 400명과 보급소 조사를 위해 동원된 일선세무소 직원까지 합해 총 1000여명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규모와 강도가 94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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