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 헌법재판소는 28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사진)을 유엔 관할 국제전범재판소(ICTY)에 넘기는 데 제동을 거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유고 정부가 밀로셰비치 전대통령 등을 포함한 전범을 국제전범재판소에 넘기기 위해 23일 채택한 법령의 위헌 여부를 심의하면서 일단 법령의 시행을 중단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의 신병이 전범재판소로 넘어가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게 됐다.
헌법재판소 판사는 과거 밀로셰비치 전대통령 집권 당시 임명된 사람들이다.
헌법재판소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유고 국민을 외국 법정에 넘기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헌 심사 소송을 냈던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측 변호인은 “정의의 승리”라고 환호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앞서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을 국외 법정에 넘겨서는 안된다고 가두시위를 벌이며 압력을 행사했던 밀로셰비치 전대통령 지지자들도 환호했다.
반면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을 신속히 전범재판소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고연방 세르비아공화국 정부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르비아 정부 일각에는 헌재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을 인도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있어 당분간 유고연방 내 정파간 격돌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