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잘 팔리지 않는 등 실물경기가 다시 움츠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때 오름세가 주춤하던 물가도 ‘가뭄 탓’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은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5월중 산업활동 동향’과 ‘6월중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다.
2001년 월별 산업활동 동향 추이
(단위:%,작년 동월비)
구분
1월
2월
3월
4월
5월
제조업생산
-0.4
8.9
6.3
5.5
2.1
내수출하
-7.7
0.7
-1.8
3.7
1.2
수출출하
5.4
9.4
12.3
4.4
-1.1
재고(기말기준)
16.5
15.1
15.2
17.1
18.7
내수용소비재출하
-10.6
-4.8
-8.3
-1.1
3.2
설비투자추계
-9.2
-4.9
-5.0
-5.8
-6.6
(자료:통계청)
▽수출출하 8년 5개월만에 감소세〓통계청이 밝힌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5월중 수출출하는 작년 5월보다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출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는 92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 반도체 수출이 주춤하면서 8년 5개월만에 이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반도체 출하는 작년 5월보다 6.6%나 줄었으며 컴퓨터 등 사무회계용 기계도 10.6% 감소했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작년 5월보다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생산증가율은 2월 8.8%였으나 3월 6.4%, 4월 5.6% 등 3개월째 둔화되는 모습이다.
출하도 내수부진에다 반도체 등의 수출이 뚜렷이 줄어 2월 이후 지속된 4%대에서 크게 떨어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고율은 전달과 비슷한 87%였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4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물가는 다시 상승커브〓산업활동이 뚜렷이 위축된 가운데 가뭄 탓으로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한때 주춤하던 물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6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달보다 0.3% 올랐고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 상승했다.
이달 물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 특히 배추값이 5월보다 98% 올랐고 파 31%, 무 22%, 상추 15% 등 채소류 값이 많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휘발유가 0.9%, 라면이 6.2% 올랐으나 대부분 품목이 안정세를 보였다.
집세는 전세금 1%, 월세가 0.4% 상승했고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상반기중 소비자물가는 작년 말보다 2.8% 올랐다. 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실물경기 급격한 둔화조짐〓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올들어 경기둔화세에서 약간 벗어나는 듯했으나 5월부터 실물경기가 다시 둔화되는 모습”이라 말했다. 생산증가율이 8∼10%는 돼야 잠재성장률이 5∼6%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난달 생산증가율은 2.3%에 그쳤다는 것. 통계청은 앞으로 경기향방을 점칠 수 있는 경기선행종합지수가 5월 132.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