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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가]출판인 현암 조상원선생 추모 문집 출간됐다

입력 | 2001-06-29 18:33:00


평생을 ‘책바치’로 살다간 현암 조상원(玄岩 趙相元·1913∼2000)을 추모하는 문집이 출간됐다.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된 ‘현암 조상원’에는 출판인 등 각계 인사 80여명의 추모글이 실려있다.

고인은 1959년 처음으로 ‘법전’을 펴낸 뒤 해마다 개정판을 낸 것을 비롯해 좋은 책 만들기에 앞장서 생전에도 출판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나는 50여년 동안 ‘책바치’로 살아왔다”면서 “장인정신과 예술정신이 혼합된 ‘멋진 책’과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기여하며 칭찬받을 수 있는 ‘보람있는 책’을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말하곤 했다.

고인보다 한 살 많지만 40년을 친구로 지냈던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은 “현암은 누구보다도 출판의 정도(正道)를 걸은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전병석 문예출판사 대표는 “선생은 사회로부터 입은 은혜를 좋은 책으로 보답하겠다는 자세로 일생 동안 출판을 해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추모글은 고인이 출판계와 학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보여준다.

“꿈과 희망을 심어주신 어르신”(권박 한국쉐링 사장), “험하고도 자상했던 채찍”(김용성 인하대 교수·소설가), “좋은 책에 집착한 선각자”(박영식 광운대 총장), “법학발전을 위한 헌신”(서돈각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법치의 대명사, 현암 선생”(송상현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후배 출판인들은 특히 고인의 ‘출판인 대학총장 버금론’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출판인은 대학 총장 못지 않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총장이 훌륭한 교수를 찾아내어 학생을 교육하듯이 출판인은 훌륭한 저자를 찾아내어 좋은 책을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데 총장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면서 출판인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불어넣어주었다는 것이다.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