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직지심체요절(왼쪽)과 승정원일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고려시대 ‘직지심체요절’과 조선시대 승정원의 기록문서인 ‘승정원일기’(국보 제303호)가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는 27일부터 3일간 충북 청주에서 제5차 세계기록유산 자문회의를 갖고 23개국이 제출한 42점의 기록물에 대해 심의를 벌인 결과 이 두 가지를 비롯한 21점을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유산으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유네스코는 한달 안에 이 같은 결과를 공식발표한 뒤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등재한다.
유네스코는 97년부터 인류사적으로 보존가치가 큰 문서와 필사본 구비전승자료 시청각자료 등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고 그 활용과 보존을 위한 각종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그간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48점(26개국)이며 이 중에는 우리나라의 ‘훈민정음 해례본’(97년)과 ‘조선왕조실록’(〃)이 포함돼 있다.
▽직지심체요절〓고려 말인 1377년 백운화상이 청주의 흥덕사에서 발간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쿠텐베르크 성경’보다 70여년이 앞선다.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여러 선승들의 법어 설법 등에서 선(禪)의 요체가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엮은 것. 상하권 가운데 하권 한 권만이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승정원일기〓조선시대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던 승정원(비서실격)에서 매일 취급한 문서와 사건을 기록한 3047권에 이르는 일기. 왕의 일과 명령, 어전회의 내용, 상소 자료 등의 기록이 수록돼 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원래 조선 개국 초부터의 기록이 있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돼 현재는 1623(인조 1년)∼1894년(고종 31년)의 일기만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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