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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

입력 | 2001-06-29 18:38:00


◆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제임스 우달 지음 김이섭 옮김/232쪽 /1만원 /한길사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모호한 작명보다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라는 원서 제목을 살리는 편이 나았을 듯 싶다.

이 책은 비틀즈의 레논이 아닌 오노 요코의 레논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 비틀즈의, 정확히 말해 폴 매커트니의 음악적 파트너로서의 존 레논과 ‘개념 예술가’ 오노 요코의 남편인 존 레논은 흡사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이 둘을 구별하지 않을 때 존 레논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존재로 비쳐진다.

저자 제임스 우달은 기존의 세평과는 달리 오노 요코의 역할에 비교적 우호적인 시선을 보낸다. 적어도 일방적인 조롱이나 멸시, 혐오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것이 온당한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존 레논은 누구인가. 아니, 존 레논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 것이 적절하다.

파퓰러 컬쳐 100년사에 1960년대라는 최정점이 있고 그것의 음악적 정상으로 비틀즈가 있다.

50년대의 엘비스가 영미의 ‘지역음악’인 팝/록을 세계인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비틀즈는 대중음악 전반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속에서 존 레논은 돌출하는 자아를 표상했다. 내면의 분열, 세계와의 불화가 그를 통해 음악에 투영됐다.

오노를 만나고 비틀즈를 해체한 레논은 몽상적인 평화운동가, 아방가르드 예술가 또는 은둔자적인 하우스허즈번드 사이를 왕래했다.

그러다 1980년 뉴욕 맨하탄의 자택 앞에서 광적인 팬의 이유없는 총격을 받고 마흔살의 나이로 사망한다.

그래도 아직 존 레논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충분치 않다. 저자는 주관적인 평가로 레논의 위상을 자리매김하려들기 보다는 세세한 행적의 기록을 통해 독자 스스로의 판단을 구하는 겸양을 보인다. 이 점이 팝문화의 콘텍스트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읽기에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지만 ‘한발 들어간’ 사람에게는 무척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밥 딜런과 더불어 존 레논이 얼마나 엄청난 존재인지 가요‘만’을 사랑하는 한국의 젊은층에게 이 책이 답해줄 수 있을까?

김갑수(시인·출판평론가)dylan@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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