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국장이 동아일보와 관련된 세무조사 관련 서류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국세청의 이번 대(對)언론사 세무조사는 투입인력, 조사기간, 조사강도 등 여러 면에서 일반기업 세무조사보다 한 차원 강도 높은 특별세무조사 성격이 강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문 방송 등 조사대상 23개 중앙언론사 가운데 검찰고발 대상에서 결과적으로 방송사와 정부에 우호적인 일부 신문사가 제외됨으로써 ‘특정 언론사를 겨냥한 표적조사일 것’이라는 당초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대적 조사인력 투입〓국세청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직원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400여명의 조사인력을 투입했다.
동아 조선 등 발행부수가 200만부 이상인 메이저 신문사에 대해 2월8일부터 5개 조사반 약 40명씩을 투입해 6월20일 전후까지 최고 141일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발행부수가 적은 H, M사 등에는 1개 조사반 7∼8명만을 보내 두 달 만에 조사를 마치고 철수했다.
이는 매출액 수조원 규모의 대기업에 대한 정기 법인조사와 비교할 때 초(超)고강도의 조사.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A기업은 내수와 함께 수출로 연간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이지만 조사인력은 2개반 15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기간도 두 달이었다. 연 매출이 수조원인 B기업도 최근 1개 조사반 8명만이 투입돼 2개월만에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매출액이 1조원대인 C, D, F사는 1개 조사반이 두 달간, 또 연간 매출액이 5000억원을 넘는 G, H사는 1개 조사반이 45일간 조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관계자는 “동아 조선 등 메이저 신문사의 연간 매출액이 3000억∼4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언론사 세무조사는 정기적이며 통상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외적인 TV 생중계 발표〓세무조사를 받아본 기업 관계자들은 어떤 조사에나 결과를 함구해온 국세청이 방송사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특정 기업은 추징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하고 죄질이 지능적이고 파렴치했으나 국세청이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조사 대상 언론사의 조사결과를 모두 발표한 것도 아니고 특정 언론사만을 지목해 조사내용을 공개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세청 조사결과를 생중계한 방송사는 이번 조사발표에서 제외됐다.
▽부도덕성 강조한 조사발표〓조사를 받은 언론사 관계자들은 조사의 초점이 사주(社主)에 집중된 것 같다고 증언하고 있다.
특히 이날 국세청측은 임직원의 후생복지비나 취재조사자료비를 허위지급, 자금을 유출했다며 사주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는 데 발표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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