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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전문가에게 듣는다] '삼성전자 7월부터 매수하라'

입력 | 2001-06-30 15:07:00


"삼성전자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매수를 권한다. 향후 반도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지만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구희진 LG투자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36)는 7월부터 삼성전자를 본격적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도체 가격이 3/4분기 바닥권에 도달한 후 연말로 갈수록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감산에 나서고 PC판매 회복으로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면 반도체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특히 4/4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한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삼성전자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편입비중을 확대하라고 권한다. 7월부터 매수에 나설 경우 올연말까지 적어도 20%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구 애널리스튼는 한국외국어대 대학원(경영학)을 졸업한 후 지난 1989년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LG투자증권으로 옮겼다. 12년간 줄곧 반도체 전자부품만 담당해 왔다.

- 6월 이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다. 매도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반도체산업의 경기회복시기가 올해 4/4분기에서 내년 1/4분기로 지연될 것이란 우려감이 크게 작용했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주식이 약세를 보이자 삼성전자도 덩달아 내다 팔았다.

사실 미국업체는 주력품이 통신부품용이고 국내업체는 PC용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시기가 동일하지 않다. 국내업체들이 3개월에서 6개월 앞서 회복한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미국업체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매도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이닉스반도체와 한국통신이 모두 37억 달러 규모의 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한 것도 외국인들의 매도를 가져왔다. DR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를 팔았다는 얘기다. DR발행이 끝났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공세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본다.

- 올해안에 반도체 공급과잉 해소는 가능하다고 보는가.

▲2/4분기 반도체 공급량은 1/4분기에 비해 19% 증가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가격이 생산원가 밑까지 하락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공급 증가율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3/4분기는 2/4분기에 비해 17%, 4/4분기는 3/4분기에 비해 13% 성장할 것이다.

NEC 등 일본업체들의 감산결정이 공급감소를 가져온다. 대만업체들도 감산에 참여할 경우 과잉공급은 4/4분기부터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물론 공급과잉이 완전히 해소되는 시점은 내년 1/4분기 이후가 될 것이다. 내년에는 4.0%의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 그러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회복된다는 얘기인가.

▲단순히 공급량만 줄어든다고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하반기엔 반도체 수요 증가를 가져올 호재들이 많다.

무엇보다 전체 반도체 수요의 65%를 차지하는 PC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10월하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XP'가 출시되면 PC대체수요가 일어날 것이다.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정착한 PC에 대한 대체수요나 신규수요가 증가한다는 얘기다.

또한 PC가격이 하락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수요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대체수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4/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도 회복될 것이다. 올 연말쯤이면 지금보다 20%이상 상승하리라고 본다. 2002년말까지 이같은 상승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 경쟁업체에 비해 삼성전자의 장점을 든다면.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에 비해 기술력이나 제품구성 재무능력 등 여러 면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반도체 가격하락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가령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DRAM의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하이닉스반도체(63%) 마이크론(83%) 인피니온(41%)에 비해 DRAM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이 적다는 얘기다. 또한 경쟁업체들보다 신규투자 금액이 많아 차세대 제품을 한발 앞서 개발하고 있다. 이것도 금융기관 차입이 아니라 영업이나 투자활동 등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통해 조달한다. 생산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요인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돋보이게 하는 점이다.

- 최근 모건스탠리증권이 올해 삼성전자 순이익이 지난해 절반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 6조145억원(지난해)에서 2조6648억원(올해)로 무려 55.7% 감소한다는 주장은 현재의 반도체 업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주장대로 반도체산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삼성전자의 비교우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는 올해도 최소한 4조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본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은 경쟁업체에 비해 여전히 높다. 64Mb로 환산할 경우 2.8달러가 예상된다. 경쟁업체에 비해 30%이상 높은 가격수준이다. 수익성이 좋다는 얘기다.

또한 인텔의 '펜티엄4'를 탑재한 PC의 판매회복으로 램버스 DRAM의 매출증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램버스 DRAM시장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견해는.

▲삼성전자보다 반도체 경기회복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4/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다면 주가상승폭은 삼성전자보다 더 클 수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생존 불투명'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DRAM생산능력은 유럽 반도체 업체들보다 낫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같은 우려감 때문에 주가변동성 또한 삼성전자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