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결승전에서 맞붙는 동산고와 휘문고는 한국야구 ‘스타의 산실’.
1945년 창설돼 50년대 청룡기 3연패(55∼57년)를 이루는 등 그동안 10여차례의 전국대회 우승을 일군 명문 동산고는 박현식 등 숱한 스타를 배출했다. 동산고의 ‘제2의 전성기’는 80년대 후반. 당시 동산고는 위재영(현대 유니콘스)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88년 황금사자기와 89년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했다.
리틀야구시절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위재영은 88년 유신고와의 결승전에서 6-0 완봉승을 따내며 본격적인 스타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프로에서도 마무리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엔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현재 허리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지만 21세이브 포인트로 구원부문 2위.
최근 황금사자기 대회 기간 중 모교를 찾아가 배팅장갑도 선물하며 후배들을 격려한 위재영은 “방망이가 강한 휘문고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후배들이 꼭 13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위재영의 1년 후배인 송지만(한화 이글스)은 당시 주전으로 뛰지 못했지만 프로에 와서 빛을 본 케이스다.
1907년 창설돼 9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휘문고는 90년대 중반 ‘무적’으로 군림했다. 이명섭 감독(현 대한야구협회 섭외이사)이 재직한 95년 말부터 97년까지 전국대회 예선과 본선을 합쳐 무려 11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96년엔 대통령배와 청룡기를 한꺼번에 석권하기도 했다.
95년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선우는 현재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 중이고 96년 2연속 우승을 일궜던 주전 유격수 손지환은 LG 트윈스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휘문고는 황금사자기와는 유독 인연이 없어 단 한차례도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결승진출도 이번이 처음. 96년 이후 침체기에 빠졌던 휘문고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선수들의 의욕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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