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동아일보 6월 28일자 A31면)이 보도되면서 여름철 식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 원인. 이들 미생물의 ‘독소’가 위를 자극하면서 설사, 복통,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덥고 습한 장마철은 각종 전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게 최적의 번식 환경을 제공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2∼3일 정도 푹 쉬면서 증세 치료만 하면 쉽게 낫기 마련. 그러나 오랫동안 복통과 고열 등이 계속되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 등 애완동물 통해 전염
▽살모넬라 식중독〓식중독의 주범 중 하나인 살모넬라균은 주로 소, 돼지, 닭 등 포유동물의 창자 속에 기생한다.
장마철에 음식을 상온에 오래 보관할 경우 균이 급속히 늘어난다. 최근에는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도 주요 오염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른보다 어린이가 더 잘 걸린다.
하루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 고열이 계속돼 감기로 오해할 수도 있다.
열에 약해 섭씨 60∼65도 정도에서 30분 정도 살균하면 없앨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은 반드시 익혀먹고 남은 음식은 냉장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회 먹은뒤 열나면 전문의 찾아야
▽비브리오 패혈증〓치사율이 40∼60%인 무서운 식중독. 바닷물에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원인균으로 매년 6∼10월에 많이 발생한다.
만성 간질환, 당뇨병, 알코올 중독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생선, 조개류를 날로 먹을 경우 잘 걸린다. 감염 뒤 대개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복통, 구토 증세와 함께 심할 경우 수포가 생기며 피부가 썩어 들어간다.
지난해 16명의 환자가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생선을 익혀 먹는 것이 예방책. 생선회 등을 먹은 뒤 오한과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브리오 장염 식중독〓역시 비브리오 균이 원인. 생선을 날 것으로 먹은 뒤 10∼18시간 이내 복통과 함께 하루 5차례 이상의 설사와 구토를 한다.
설사가 심해 탈수증이 우려될 경우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주요 감염 경로가 손이므로 외출후 또는 음식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주로 사람의 피부에 기생하며 음식을 조리할 때 손이나 코 점막 등에 붙어있다가 음식에 옮겨진 뒤 증식한다.
특히 햄, 우유, 치즈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온상’. 잠복기가 매우 짧아 오염된 음식을 먹은 지 몇시간만에 복통,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끓여도 균이 잘 죽지 않기 때문에 상한 음식은 무조건 버리는 것이 좋다.
◇상한 햄버거 먹은뒤 복통증세
▽O-157 대장균 식중독〓상한 햄버거나 주스 등을 먹은 뒤 1∼9일 사이 극심한 복통이 생기면서 심한 설사가 난다.
일부 환자는 적혈구가 파괴되고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콩팥이 망가지는 ‘용혈 요독 증후군’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생명이 위독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ysh1005@donga.com
◇장마철 식중독 예방 수칙
1.설사 중이거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만들지 말 것.
2.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생긴 음식은 미련없이 버릴 것.
3.쇠고기는 14일 이상, 우유는 5일 이상 냉장 보관하지 말것.
4.한번 녹인 냉동 식품은 다시 냉동하지 말 것.
5.조리된 음식과 생식은 가급적 따로 보관할 것.
6.음식은 완전히 익혀 먹고 조리한 음식은 곧바로 먹을 것.
7.아기에게 먹던 우유를 다시 먹이지 말 것. 침에 포함된 효소 때문에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8.부엌을 항상 청결히 하고 음식물에 곤충이나 동물이 닿지 않도록 할 것.
9.칼 접시 수저 등 주방 도구를 자주 소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