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대통령에 이어 그의 처남 빅토르 아리토미 전 주일 페루대사가 일본 정부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91년 주일 대사에 부임한 아리토미는 지난해 11월 후지모리 전대통령이 외유중 갑작스럽게 일본에 망명해 버리자 대사직을 내놓고 일본에 주저앉았다. 페루로 돌아가 보았자 후지모리의 심복이라 보복 당할 것을 겁냈기 때문이다. 그도 후지모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인 2세다.
최근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국가정보부장이 체포되면서 상황은 그에게 더 불리해졌다. 페루 사법당국이 공금횡령혐의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9월 국방예산에서 1500만달러를 빼돌려 후지모리 전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지모리 전대통령은 이 돈을 충복이었던 몬테시노스 전정보부장에게 퇴직 위로금으로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국적 보유자인 후지모리 전대통령은 페루정부가 요청해도 신병을 넘기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아리토미 전대사는 일본 국적 보유자가 아니라 고민이다. 일본과 페루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협약이 없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아리토미 전 대사 문제는 일단 국내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국내법에 따르면 페루 정부가 신병 인도를 요청해 오면 법무상은 도쿄 고법에 신병 인도 여부에 대한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심사 이전이라도 법무상과 외상이 협의해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 또 법원이 인도를 결정해도 법무상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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