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는 이름은 누구에게나 쉽게 기억되고 강한 인상도 남긴다.
제5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에도 톡톡 튀는 이름 석자로 눈길을 끈 예비 스타가 많다.
순천 효천고의 투수 김이슬(17)과 내야수 안흙(16). ‘이슬’과 ‘흙’이 한솥밥을 먹고 있으니 소담스러운 열매라도 나올 듯싶다. 실전에서도 김이슬과 안흙은 마산고와의 1회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1학년인데도 일찌감치 주전자리를 꿰찬 안흙은 톱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에 2득점을 올렸다. 안흙의 1년 선배인 김이슬은 8회 2사후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속초상고의 새내기 투수 이태양(16)도 빛나는 이름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중앙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3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특색 있는 순 한글 이름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고 졸업반 투수 배힘찬(18). 1m85의 장신인 배힘찬은 이름 그대로 힘차게 공을 뿌리며 팀을 8강까지 올려놓았다.
부산상고의 정우람(16·투수)과 서으뜸(16·내야수)도 한글 이름의 색다른 매력과 함께 주위의 관심을 모았다.
프로야구 스타와 동명이인도 있었다.
경북고의 왼손잡이 투수 이병규(18)는 안산공고와의 경기에서 홈런 1개에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러 한참 선배인 LG 이병규를 연상케 했다. 이병규는 대전고와의 16강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등판, 9이닝 완투하며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침묵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광주 동성고의 투수 김정수(17) 역시 동향인 광주진흥고 출신인 김정수(한화)를 떠올리게 했다.
장충고 투수 최고야(16)는 1학년답지 않은 투구를 선보여 이름처럼 누구나 첫손으로 꼽을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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