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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올 여름 극장가 10여편의 블록버스터 잇따라 개봉

입력 | 2001-07-03 18:26:00


올 여름 극장가의 ‘넘버 원’은 어떤 작품일까?

10여편의 블록버스터가 잇따라 개봉돼 2, 3편이 흥행 대결을 벌이던 예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장르도 전쟁 영화에서 애니메이션,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 SF 등 다양하다.

▽이미 불붙은 전쟁

지난달 1일 ‘진주만’의 개봉으로 ‘블록버스터의 하이 눈’은 예년보다 시간이 훨씬 앞당겨져 찾아왔다. 전쟁 장면을 화려하게 담은 ‘진주만’과 1999년 전편에서 110만명(서울 관객기준)을 기록한 ‘미이라 2’는 경쟁자가 드문 6월 개봉의 이점을 살려 톡톡히 재미를 봤다. 두 작품 모두 100만명 안팎의 흥행 기록은 무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6월 23일 개봉한 ‘신라의 달밤’은 할리우드의 습격에 맞선 ‘한국 영화’의 보루. 99년 ‘주유소 습격사건’(서울기준 96만명)으로 흥행력을 입증한 김상진 감독이 보여주는 코미디의 매력이 여전하다.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한 ‘툼 레이더’(6월 29일 개봉)는 안젤리나 졸리의 팬이라면 콕 찍어놓고 봐야 할 작품이다. 영화는 스토리 등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여전사 라라로 출연한 졸리의 화려한 액션과 섹시한 매력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빅 3

7월에 잇따라 개봉하는 ‘슈렉’(7일) ‘아틀란티스’(14일) ‘파이널 환타지’(28일) 등 3편의 애니메이션이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친다.

여름 흥행을 리드할 유력한 후보인 ‘슈렉’은 동화와 패러디가 어우러지는 코미디. 용에게 붙잡힌 피오나 공주를 구하는 못생긴 녹색 괴물 슈렉의 모험이 흥미진진하다. 어린이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객층이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마이크 마이어스와 카메론 디아즈가 각각 슈렉과 피오나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아틀란티스’와 ‘파이널 환타지’에서 모험과 액션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아틀란티스’는 전통의 애니메이션 명가인 디즈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를 찾아가는 탐험대의 여정을 그렸다.

‘파이널…’은 전 세계에서 3000만장이 넘게 팔린 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줄거리는 2065년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여성 과학자와 지구를 공격하는 괴생명체와의 싸움이다. ‘인간 없는 영화’를 꿈꾸는 테크놀로지의 가능성과 한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스티븐 스필버그 VS 팀 버튼

‘여름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팬들에게 준비한 마지막 카드. ‘흥행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아트 계열로 분류되는 팀 버튼이 각각 자신이 연출한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8월 11일)와‘혹성탈출’(8월3일 개봉)로 격돌한다.

99년 타계한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프로젝트인 ‘A.I.’는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 소년을 통해 미래 사회를 음울하게 그린 SF 드라마. ‘식스 센스’에서 ‘오싹한’ 연기력을 보여준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로봇 소년으로 출연한다. 문명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견지한 큐브릭과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스필버그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거리다.

이에 앞서 7월 21일 개봉되는 ‘쥬라기 공원3’는 스필버그가 연출이 아닌 총제작을 맡았지만 이 영화를 자주 찾아온 전통적인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혹성탈출’은 69년 프랭클린 샤프너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 등으로 언제나 독특한 자신의 색깔을 고집해온 버튼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이 보니… '슈렉' '미이라2' 흥행예감▼

‘친구’의 투자 배급사인 ‘코리아 픽처스’ 김동주 대표는 “외화 물량이 너무 많아 올 여름 흥행 판도는 한 마디로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략 서울 관객 기준으로 120만∼130만명 선을 ‘흥행 킹’에 오를 수 있는 숫자로 예측했다.

전문가 투표에서 60점 만점에 ‘슈렉’(54점)과 ‘미이라2’(53점)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슈렉’은 3명으로부터 1위 표를 얻어 ‘강력 추천’됐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주인공과는 다른 못생긴 ‘슈렉’의 캐릭터가 오히려 호감을 준다”고 말했다.

‘20세기 폭스 코리아’의 안영일 차장과 영화홍보사 ‘젊은 기획’의 이희주 대표는 비교적 빠른 개봉 시점과 국내 팬들의 취향을 근거로 ‘미이라 2’를 1위로 예상했다.

‘다크 호스’는 한국 영화 ‘신라의 달밤’과 ‘A.I.’.

예상 관객 120만명 이상으로 ‘신라의 달밤’을 1위로 전망한 김 대표는 “이 작품은 부담 없는 코미디로 한국 영화에 쏠리는 독특한 관객 응집력을 감안할 때 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신상한 배급팀장은 ‘A.I.’가 다름 아닌 ‘스티븐 스필버그 브랜드’라는 점에서 예상외의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흥행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 공 같다”면서 “확실한 것은 올해 블록버스터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gskim@donga.com

■올여름 주요 블록버스터 예상 흥행순위

순위

최종윤

이희주

전찬일

신상한

김동주

안영일

총점

①슈렉

10

8

10

10

7

9

54

②미이라2

8

10

9

8

8

10

53

③진주만

6

9

5

9

9

7

45

④신라의 달밤

9

7

6

5

10

4

41

⑤툼 레이더

5

6

7

6

6

8

38

⑥A.I.

7

4

2

7

4

3

27

⑦쥬라기 공원3

3

5

8

2

1

5

24

⑧파이널환타지

4

3

4

4

5

2

22

⑨혹성탈출

2

1

3

3

2

6

17

⑩아틀란티스

1

2

1

1

3

1

9

※ 1위 10점에서 10위 1점까지 가중치를 둠
※ 평가자= 김동주(코리아픽처스 대표) 최종윤(시네마서비스 마케팅실장) 신상한(CJ엔터테인먼트 배급팀장) 이희주(영화홍보사'젊은기획' 대표) 전찬일(영화평론가) 안영일(20세기폭스코리아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