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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휴대전화는 '도깨비 방망이'

입력 | 2001-07-03 18:27:00


주말 낚시를 떠난 직장인 A씨(29)에게 시골 집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동생의 입원비를 보내달라는 것. 당장 송금해야 하는데 근처에는 은행도 없고, 흔한 컴퓨터도 없다.

출근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집을 나온 B씨(27·여)는 지하철역에 도착한 뒤에야 지갑속에 돈이 떨어진 것을 알았다. 지하철표를 살 600원 조차 없는 상황. 중요한 브리핑이 있어 늦으면 안되는 날이어서 마음은 다급하기만하다.

‘모바일 전자상거래’(m커머스)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갖고 있다.

우선 A씨는 낚시터 휴게실에 앉아 휴대전화로 일을 감쪽같이 끝낼 수 있다. 휴대전화기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거래은행에 접속해 계좌번호, 거래번호, 상대방 계좌번호 등을 넣고 승인암호를 누르는 것이 전부.

B씨 경우에도 핸드백속의 휴대전화기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휴대전화기에 부착된 교통카드칩을 통해 현금처럼 지하철 요금을 결제할 수 있기 때문. 요금은 다음달 휴대전화요금 고지서에 포함돼 청구될 것이다.

‘모바일 전자상거래’(mobile commerce)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m커머스 시장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05년에는 약 3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m커머스 카드〓휴대전화에 연결해 쓰는 전자화폐가 조만간 대중화된다. 집적회로(IC)칩을 내장해 신용카드 전자화폐 교통카드 멤버십카드 등을 하나로 합친 차세대 신용카드.

SK텔레콤은 삼성카드 외환카드 하나은행 한미은행 LG캐피탈 등과 제휴해 9월부터 ‘모네타’카드라는 이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만원대의 카드판독기를 PC에 연결해 쓸 경우 인터넷 쇼핑시 신용카드 번호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이르면 11월말경 휴대전화기에 칩형태로 통합된다. 온 오프라인상의 각종 거래 결제를 휴대전화로 대신할 수 있게 되는 것.

장기적으로는 신분증은 물론 병원카드 증권카드 기능도 통합될 예정이다.

▽m커머스의 필수품은 휴대전화기〓LG텔레콤 019 서비스 가입자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버스나 지하철요금을 낼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실시중인‘ez패스’서비스가 그것.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지하철 전구역 및 버스에서 수수료 없이 쓸 수 있다. 이같은 휴대전화 결제서비스는 신용카드를 통한 개인정보 노출이나 불법사용의 문제가 없어 인기를 끌 전망.

자판기 음료수도 휴대전화기로 사먹을 수 있다. 자판기에 표시된 고유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판기 버튼에 불이 들어와 원하는 상품을 즉시 살 수 있다.

인터넷의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할 경우 자신의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뒤 전송받은 인증번호를 결제화면에서 입력하면 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PC방 주유소 톨게이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중이다. 조만간 휴대전화기만으로도 웬만한 쇼핑은 척척 해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