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3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언론말살 사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음모하고 있는 재집권 쿠데타의 서막”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회견 도중 김 대통령에게 5차례나 ‘독재자’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또 “김대중씨는 총체적 국정실패를 국민에게 호도하기 위해 언론 대학살에 나섰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세 신문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고분고분하지 않는 언론사주를 구속해 언론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히틀러나 스탈린, 박정희(朴正熙)와 같은 모든 독재자들은 비판적 언론을 말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선거 자체를 없애 영구집권으로 가는 수순을 밟았다”며 “김대중씨가 또 어떤 무모한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씨는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비판적인 언론의 입을 미리 틀어막고 있는 것이다. 언론자유를 탄압하더라도 모든 언론을 북한의 노동신문 같은 김정일 찬양 일색의 기관지로 만들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야당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야당이 제대로 싸웠다면 김대중씨가 감히 이런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세무조사를 94년 세무조사와 비교하면….
“그 때는 5년마다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상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 조사결과도 부풀려서 3대 신문사는 추징액수까지 비슷하게 꿰맞췄다.”
-언론사주 구속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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