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풍운아 or 듬직한 에이스! 현대 임선동이 기로에 서 있다."
프로야구판에서 '풍운아'로 불리우는 대표적인 선수로 강혁(SK)과 임선동(현대)을 뽑을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혁은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을 사실상 마감한 가운데 임선동만이 '풍운아'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에서 올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로 2군으로 강등되기도 했던 임선동.
그의 인생의 굴곡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것뿐이라면 풍운아라 불리울 일이 없었을테니...
대학과 고교시절 메이저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박찬호보다 뛰어난 선수로 활약했지만 97년 법정소송에 휩싸이며 본의 아니게 LG 유니폼을 입었던 임선동.
첫해에는 11승 7패로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으나 이듬 해 1승 6패로 주저앉았고 급기야 99년에는 현대로 트레이드.
그리고나서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을 거듭했다.
임선동의 화려한 비상은 새천년부터 시작됐다.
2000년 18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과 탈삼진왕에 등극, 현대 마운드의 기둥으로 자리잡으며 친정팀 LG의 속을 쓰리게 했다.
올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2군에 잠시 머물렀던 임선동은 복귀 이후 2연속 완투 경기를 펼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
3일 벌어진 친정팀 LG와의 경기에서도 9이닝동안 무사사구로 완투승을 거두며 자신의 능력을 맘껏 뿜어냈다.
특히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다 야수들을 믿고 정면승부를 펼치며 투구수를 줄여나간 대목은 에이스가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준 장면.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의 지도하에 있어서일까?
경기 운영 역시 절묘 그 자체.
LG 타자들의 심리를 완벽히 파악, 절묘한 컨트롤로 볼이 베트 중심에 맞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 나갔다.
아직은 5승으로 지난 시즌만큼 활약하고 있지는 않으나 지금같은 추세라면 다시 한번 다승왕에 도전해볼만한 컨디션.
만일 그가 올시즌도 맹위를 떨친다면 프로야구팬들은 '그라운드의 풍운아' 한 명을 기억 저편으로 던져버리고 현대의 에이스 임선동만을 뇌리에 남길 것이다.
풍운아의 대표격이 사라지는 아쉬움은 있겠지만 팬들은 그의 부활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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