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씨네리뷰]'스파이 키드', 007 뺨치는 꼬마 첩보원들

입력 | 2001-07-05 18:35:00


007 시리즈의 ‘아이들 버전’이라고 할까.

‘스파이 키드’(Spy Kids)는 전설적인 스파이였던 부모가 악당의 요새로 납치된 후 남매가 각종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부모를 구하러 가는 내용의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 예고1 / 예고2/ 뮤직비디오 보기

이 영화의 볼거리는 ‘제임스 본드’마저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첨단 장비들. 전기충격 풍선검, 순식간에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되는 알약, 맞으면 그 자리에서 기절하게 되는 비누방울, 금붕어 모양의 잠수함, 컴퓨터가 달린 선글라스…. 온갖 기발한 소품들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미소짓게 만든다.

여기에 악당의 손발 노릇을 하는 부하로 머리, 팔, 다리가 모두 엄지손가락 모양인 로봇 ‘엄지 엄지(Thumb-Thumb)’가 등장해 웃음을 자아낸다.

로베르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어린 세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별렀다던가? ‘엘 마리야치’ ‘데스페라도’ 등에서 스크린을 피로 흥건히 적시는 폭력을 그렸던 로드리게즈 감독은 과연 이번에는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가족 영화를 만들어냈다. 기존 영화에서 보여준 빠른 전개와 깔끔한 편집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다.

가족과 학교를 지겨워하던 사춘기 딸 카르멘(알렉사 베가)과 겁 많고 소심한 아들 주니(대릴 사바라)가 부모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

미국에서 개봉 후 박스 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인기에 힘입어 ‘스파이키드’는 이미 속편까지 기획 중이다.

한 때 서로를 노리던 적국의 스파이였으나 상대방과 사랑에 빠진 후 은퇴한 카르멘과 주니의 부모, ‘코테즈 부부’ 역에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칼라 구기노가 출연했다.

낯익은 얼굴을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의 즐거움. 어디서 본 듯한 악당의 배후인물 ‘미스터 리스프’는 ‘터미네이터2’에서 악역 ‘T-1000’으로 알려진 로버트 패트릭. 또 인기 스타 조지 클루니가 마지막에 ‘카메오’로 잠깐 출연한다. 14일 개봉. 전체 관람가.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