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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윔블던]비너스-헤닌 우승다툼

입력 | 2001-07-06 18:41:00


‘비너스 윌리엄스(21·미국)의 2연패냐, 유스티네 헤닌(19·벨기에)의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냐.’

최고 권위의 윔블던 여자단식 패권은 윌리엄스와 헤닌의 마지막 한판 대결로 좁혀졌다.

7일 열리는 결승에서 맞붙게 된 이들은 그동안 단 한차례 싸워 헤닌이 이겼다.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진 올 5월 독일오픈에서 당시 14연승을 달리던 윌리엄스를 꺾은 것.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를 제친 헤닌은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4강에 오른 데 이어 또다시 거센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약 코트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그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10세 때 어머니 프랑수아즈를 따라 모니카 셀레스와 슈테피 그라프의 프랑스오픈 결승을 보러간 그는 당시 ‘언제가 이 자리에 서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하지만 12세 때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큰 시련을 겪었고 한때 라켓을 놓기도 했다. 2년 만에 다시 운동을 시작한 그는 주니어 유망주로 이름을 날리다 지난해에는 아버지와 불화를 겪으며 결별하는 등 굴곡이 심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아픈 상처를 털어 냈고 올 들어 기량이 급성장해 잇따라 눈부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신장 1m80이 넘는 장대들이 즐비한 코트에서 1m67, 57㎏의 신체조건에 가냘픈 외모를 지녔으나 플레이에는 힘이 넘친다. 양손을 쓰는 다른 여자선수들과 달리 한 손으로 구사하는 강력한 백핸드스트로크가 주무기.

지난해 윔블던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낸 윌리엄스는 경험과 파워에서 헤닌에 앞섰다는 평가. 헤닌이 메이저대회 결승에 처음으로 올라 자칫 지나친 긴장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우려도 있어 윌리엄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헤닌은 준결승에서 오른발에 물집이 심하게 잡혀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96년 그라프 이후 5년 만에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최고 시속 200㎞에 육박하는 윌리엄스의 강서브를 헤닌이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지난해 준우승자인 3번 시드의 패트릭 라프터(호주)는 2번 시드 안드레 아가시(미국)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3-2(2-6, 6-3, 3-6, 6-2, 8-6)로 역전승, 2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아가시의 안정된 그라운드 스트로크에 고전한 라프터는 위력적인 서브 앤드 발리를 앞세워 3시간여의 사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