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송으로 유명한 빙 그로스비는 골프를 너무 좋아해 그린 밑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었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어느 골프장 18번 홀이 그의 무덤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골프 때문에 유명을 달리했다면 골프는 그야말로 ‘원수’가 된다. K건설 그룹 김회장은 골프 마니아.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새벽골프를 하다가 상반신 마비가 되었다. 치료를 했지만 아직도 원상회복이 안 된 상태. 이 때문에 김회장은 골프장 건설까지 포기하는 등 골프와 담을 쌓았다.
인명은 재천이라 해도 ‘골프와 죽음’은 늘 가까이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골프 연습장에서 세상을 하직하는 골퍼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만큼 잘못 휘두른 골프클럽은 ‘살인무기’나 다름없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휘두르는 클럽헤드가 빠져 이를 지켜보던 동료가 맞아 의식불명이 되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골프가 불운하게 살인으로 끝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드라이버로 볼을 맞추는 임팩트 순간, 그 무게는 약 1t. 1t 무게의 쇠망치에 맞았다고 생각해 보라. 특히 드라이버로 샷을 할 때 40야드 앞에 있는 전화번호부 정도의 두께는 그냥 뚫고 나간다. 이 때문에 볼에 맞거나 클럽에 맞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매사에 조심할 수밖에 없다.
페어웨이에서 깃대와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이 먼저 치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이 볼을 칠 때 절대 앞으로 나가지 말라고 캐디가 신신당부한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볼은 분명 앞으로 나가지만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연습장이나 골프코스에서 샷을 할 때 절대 옆에 있어서는 안 된다. 위험은 또 있다. 지난해 무더위에 쓰러지고 골프카에서 떨어져 세상을 하직한 이들이 모두 6명이었다.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골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