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부부인 회사원 B씨(29)는 지난 달 지방에 있는 아내에게 휴대전화를 선물했다. 급할 때 연락이 안돼 쩔쩔매곤 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아든 아내는 전화요금 걱정부터 했다.
얼마 전 땀을 ‘뻘뻘’ 흘리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삐익∼.”
‘오늘의 날씨♥’로 시작되는 문자메시지였다.
“바쁜데 웬 날씨 정보?”
그냥 지워 버리려던 B씨. 무심코 내용을 검색한 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계속될 전망이오니 더위 조심하세요.”
문자메시지 주인공은 아내였다.
“삐익∼.”
“오늘의 경제♥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물가가 불안하오나 점심식사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그 후로 아내는 ‘오늘의 경제’ ‘오늘의 사회’ ‘오늘의 정치’ 등 각종 ‘정보’를 휴대전화로 날려 보냈다.
며칠 전 B씨도 서투른 손놀림으로 자판을 하나 하나 눌러가며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긴급 금융 속보♥”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로 출퇴근마저 힘들 지경이오니 과감한 용돈 인상을…. 자기 사랑해.”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