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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극장 골라 가세요"…고객위주 서비스 경쟁 치열

입력 | 2001-07-08 18:41:00

영화관 골드 클래스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있는 ‘CGV오리11’.관객 10명이 두 다리를 쭉 뻗고 누워 영화 ‘진주만’(마이클 베이 감독)을 보고 있었다. 좌석 바로 옆 테이블에는 맥주 와인 콜라 등이 놓여 있었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추위를 타는 한 관객에게는 담요가 배달됐다. 결혼 3주년을 기념해 남편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이진숙씨(30)는 “원하는 시간에 주문한 음식과 음료를 좌석으로 배달해 주는 등 보통 영화관에서 경험할 수 없는 서비스 덕분에 특급 호텔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장도 ‘개성’과 ‘고객 감동’의 시대다. 극장들이 앞다퉈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관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지 않고는영사기를 돌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고급 서비스 제공〓CGV 오리11은 상영관 11개중 한 개를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1등석)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고급 극장 ‘골드 클래스’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 상영관 기준으로 200석 규모의 공간에 120도까지 펼쳐지는 침대형 좌석 30석을 마련했다. 옷을 넣어 둘 수 있는 개인 로커가 있고 영화 감상 전후 극장 안 웨스턴바에서 전세계의 커피와 맥주 위스키 등을 즐길 수 있다. 관람료는 1만5000∼2만5000원이며 영화관 전체를 통째로 빌릴 수도 있다. 30대 중반∼40대 후반 부부 관객이 많은 것이 특징.

매니저 강태오씨(33)는 “생일 약혼 결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기념일에 이용하면 좋으며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골라보는 재미〓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시네큐브 광화문은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를 즐기는 관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마니아와 문화계 인사들이 많은 것이 특징. 극장내 영상아카이브에서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영화 자료,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을 무료를 볼 수 있다. 또 스튜디오 편집실이 있어 디지털캠코더 등으로 찍은 개인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편집할 수 있다. 시간당 3000원.

▽나만의 영화관〓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본관 1층에 들어선 ‘하이퍼텍 나다’는 광고 문구 그대로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만의 영화관’. 각종 영화제를 통해 국내외 예술영화와 디지털영화 등을 주로 틀어준다. 30, 40대 관객이 70%를 차지하며 특히 주부 관객이 많은 것이 특징. 25일까지 영화제 기획안을 공모받아 뽑힌 관객에게 7박8일 밀라노 필름 마켓에 무료 동행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당선자 이름을 붙인 영화제를 연다.

▽아이 걱정없이 관람〓분당구 야탑동 ‘CGV 야탑8’은 일반 상영관에 입장이 불가능한 만2∼4세 유아들만을 위한 유아놀이방을 무료로 운영해 ‘아이가 생기면 영화관람은 끝’이란 통념을 깼다. 운영시간은 1회 영화 시작 때부터 오후 10시까지. 놀이방에는 대형 화면에 실내극장 시스템을 구축돼 있어 교육적인 가치가 있거나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유아 전용 비디오를 골라 틀어준다.

▽원하는 좌석을 맘대로〓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지하1층의 센트로6시네마는 원하는 좌석을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발매시스템을 갖췄다. 먼저 표를 사는 사람이 원하는 좋은 좌석을 고를 수 있다. 또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영어에 능통한 직원이 안내를 해주며 상영시간표 전단에 한글과 영문을 동시에 표기했다. 28일에는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관람객 전원에게 즉석복권을 나눠줘 2000원∼14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한다.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