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립기념일이 끼어있었던 지난 주 미국 증시는 축제를 즐기지도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많은 투자자들이 휴가를 떠나 거래량이 상당히 감소한 가운데 나스닥시장은 1주일 내내 하락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도 하루를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이 200여년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뤄냈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주 미국증시의 폭락세를 이끈 원인제공은 영국의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마코니(Marconi PLC)사의 실적 악화 경고로부터 촉발됐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축제분위기였던 미국에 대해서 유럽의 영향은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 우선 최대 인수합병건으로 주목받았던 미국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과 하니웰사의 합병이 유럽연합측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측은 최근 금리 인하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미국과는 반대로 금리 동결을 선언기도 했으며 거기에 더해 마코니사를 비롯한 몇몇 유럽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결국 유럽 시장의 회복이 늦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를 낳게 하면서 미국 증시를 초토화 시켰다.
반면 비록 증시를 회복세로 돌리는데는 실패했지만 미국내의 경제 지표는 호전된 신호를 꾸준히 보냈다. 우선 제조업들의 향후 경기를 알려주는 주요 지표인 전미구매관리자 협회(NAPM) 제조업 지수와 비제조업지수가 모두 크게 호전돼 경기 회복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또한 공장수주 동향과 같은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그간 소비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제조업 분야의 회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주말에 발표된 실업률도 최근 2년중 최고치인 4.5%였으나 전망치 4.6%보다는 호전된 결과란 점에서 중대한 변수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한 실적 악화도 이미 주가에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결국 지난 주의 급격한 미국 증시의 조정은 유럽이라는 외부 변수의 충격으로 갑작스럽게 증가한 매물을 휴가 기간이란 시기상의 특성상 매물을 소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금주엔 반등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