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Evolution)은 ‘진화’라는 뜻의 제목처럼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는 외계 생명체와, 이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SF코미디다.
80년대 중반,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SF코미디 ‘고스트 버스터스’에서 ‘찐빵 귀신’을 선보였던 이반 라이크만 감독이 이번에는 컴퓨터그래픽(CG)의 힘을 ‘과다하게’ 빌려 기기묘묘한 외계 생명체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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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윈스’ ‘유치원에 간 사나이’ ‘데이브’ ‘식스 데이 세븐 나잇’ 등을 통해 흥행성을 인정받았던 그의 감각이 올 여름에는 다소 ‘퇴화’한 것일까. ‘에볼루션’은 간간이 웃기고, 어느 정도 볼거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진화한 SF액션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초반 30분 동안 괴생명체 발견과 진화과정, 그리고 잡다한 웃음을 집어넣는데 시간을 너무 할애한 나머지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 호흡이 갑자기 빨라져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
영화 배경은 미국 애리조나주. 하늘에서 떨어진 유성을 조사하던 대학교수인 캐인(데이비드 듀코브니)과 동료 해리 블록(올란도 존슨)은 운석 속에서 괴생명체를 발견한다. 수 천만 년에 해당하는 진화를 불과 며칠만에 끝낸 이 외계 생명체는 인간을 위협한다.
정부에서 파견된 조사팀과 마찰을 빚은 끝에 캐인 일행은 비듬 샴푸를 이용해 독자적인 퇴치 작전을 세운다. 여기에 정부 조사팀을 박차고 나온 리드 박사(줄리안 무어)와 캐인 사이의 로맨스가 곁들여진다.
인기 외화시리즈 ‘X파일’을 통해 국내에도 팬이 많은 듀코브니와 ‘한니발’ 등에서 냉철한 모습을 보여준 무어가 툭하면 자기 발에 걸려 고꾸라지는 코믹한 연기를 보여준다. 12세 이상 관람 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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