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심속 건물 외벽을 풍경화로 바꿔놓자” .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벽화제작단’이 지난 3월부터 도심속 회색빛 담벼락을 꿈이 넘치는 풍경화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유치원 교사에서 미술학원 강사,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의 벽화제작단은 모두 11명.
지난 3월 인천연대 연수지부로부터 “연수구 청학동 소재 ‘실직자녀들의 배움터 늘푸른교실’ 외벽에 벽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 벽화 제작의 계기.
5월에는 인천 동구 만석동 달동네 공중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한 뒤 을씨년스럽기만 했던 화장실 출입문 15개에 계절별 풍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다.
집 안에 변변한 화장실 하나 없어 공중화장실을 찾아야 했던 이 마을 100여가구주민들도 처음엔 “뭐 하러 화장실에 그림을 그리냐”고 타박했지만 그림이 완성되자 “그림 그리느라 수고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들은 지난 1월 인천연대 시민문화센터 내에 ‘벽화제작단’을 발족시키고 단원들을 추가모집, 본격적으로 벽화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 부마초등학교 벽화를 그릴 땐 하교길 초등학생들이 서로 칠해보겠다고 나서 벽화 칠작업 대부분을 아예 이들에게 맡기는 등 미관적 측면보다는 함께 하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제는 이들의 활동이 제법 입소문을 타고 퍼져 인천연대 6개 지부 곳곳에서 벽화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있지만 빠듯한 제작비 탓에 생각만큼 많은 곳에 벽화를 그릴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한다.
최지솔씨(28·여)는 “그림을 통해 단절과 차단을 의미하는 벽에 따스함과 정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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