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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뜨겁다]"자민련을 어찌할까"…한나라 '교섭단체 완화' 고민

입력 | 2001-07-10 18:43:00


한나라당과 자민련 내부에서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발매된 ‘주간동아’ 최근호에 따르면 한나라당 국가혁신위 국가비전분과위 4차 회의(6일)에서 한 참석자는 “원내에 진출한 진보적 인사들이 독자적 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참석자는 또 “진보적 인사들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정치권을 보혁구도로 끌고 가야 한다. 자민련은 극우 보수, 한나라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결합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비전분과위원장인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이에 “10여 차례의 회의 중 한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한 말에 불과하며 분과위의 공식의견이 아니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는 “자민련은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므로 굳이 우리가 나서서 국회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내년 대선에서 자민련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해줘야 하므로 일찍 국회법을 개정하자”는 견해가 병존하고 있다. 특히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부총재 등은 국회법 개정에 긍정적이다.

자민련은 한나라당의 이런 틈새를 적극 파고들 태세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보니 상당수가 개정안 수용 쪽으로 돌아서고 있더라”면서 “정기국회 전까지는 자민련이 ‘독립적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총무는 9일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로부터 자민련의 교섭단체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철희(元喆喜)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걱정하는 전화를 받고는 “관계없다. (민주당과 국회법처리 공조가) 잘 안되면 한나라당에서 (의원을) 꿔줄 테니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측에선 이를 놓고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채근하는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많았지만한나라당과 자민련 사이에 실제로 속 깊은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없지 않았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