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1시경 땡볕에 달아오른 지열에 발바닥마저 따가운 강원 속초시 청초호 유원지 엑스포상징탑앞 광장.
땀 범벅이 된 두 남녀가 손을 꼭잡고 철인3종대회 결승선으로 뛰어들어왔다.그들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남이 보거나 말거나 부둥켜안고 펄쩍 펄쩍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홍(35·대한생명보험 영업소장)-손학선씨(31·서울 문정동) 부부.
이들은 이날 속초해수욕장 일대에서 벌어진 ‘설악 국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대회’에 참가한 일명 ‘철인 부부’.
이들 부부는 1.5m가 넘는 파도가 이는 속초해수욕장 앞바다를 1.5㎞ 헤엄친 뒤 숨돌릴 새도 없이 사이클로 40㎞를 질주했다.그 다음엔 또 청초호 도로 10㎞를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박-손부부가 일명 올림픽코스라고 불리는 51.5㎞를 완주하는데 걸린 시간은 3시간 22분. 485명(여자 48명)의 참가자 중에서도 하위권으로 이번대회 기준통과시간인 3시간30분에 불과 8분차로 들어왔다.
“기록요?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해냈다는게 중요하죠” 박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던진 첫마디다. 조금 뒤 정신을 가다듬은 손씨는 “같이 힘겹게 헤엄치고 달리는 동안 남편과 함께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아직 철인3종계에선 햇병아리. 99년 입문한 박씨는 이번대회가 10번째 참가, 손씨는 지난해 8월 양구대회 이후 두 번째. 하지만 이들의 트라이애슬론에 대한 열정과 부부금슬은 이미 유명하다.
이들이 만나 결혼하게 된 것도 철인3종 종목의 하나인 마라톤 때문.
98년 1월 친지들의 소개로 알게된 이들은 만난지 채 3개월이 안된 4월 경주에서 열린 제69회 동아마라톤에서 결혼 약속을 했다. 때마침 달리기를 시작한 박씨는 유치원교사이던 손씨와 경주로 내려와 5㎞를 뛰고 나서 ‘바로 이사람이다’라는 생각에 청혼을 했고 그해 11월 결혼에 골인.
3년전에만해도 이들 부부는 겨우 5㎞ 달리기에 도전할 정도로 ‘철인’과는 인연이 멀었다.
박-손씨 부부는 “수영만 되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게 바로 트라이애슬론”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다만 노력은 필수. 인터넷 트라이애슬론동호회 ‘유니온’의 회원인 이들은 매주 일요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수영(2시간)과 사이클(2시간) 달리기(10㎞) 3종목 연습에 열중한다.
남편 박씨는 주량을 알수 없는 소문난 ‘술독’.그러나 대회를 앞두곤 한달 전부터 칼같이 뚝 끊는다.
부인 손씨는 남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바로 이거다’하고 무릎을 쳤다.그리고 마침내 지난해부터 손씨 역시 트라이애슬론에 푹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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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경기로 불리는 트라이애슬론(triathlon)은 라틴어의 ‘3’을 뜻하는 ‘tri’와 경기를 의미하는 ’athlon’의 합성어로 수영,사이클,달리기 세가지 종목을 연이어 하는 종목.
20여년전 미국 샌디에이고 해변에서 인명구조대원들이 고안한 트라이애슬론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코스는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총 51.5㎞의 올림픽 코스와 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 등 총 226.295㎞인 철인(ironman) 코스가 대표적이다. 철인코스를 기준통과 시간인 17시간안에 들어와야 비로소 ‘철인’으로 인정받는다. 이외에 올림픽 코스의 절반인 스프린트코스도 있다.
국내 동호인 수는 2000여명 선.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각 지역지부나 클럽 등을 통해 대회참가를 위한 몸만들기 요령 등을 배울 수 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