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가혁신위 내부에서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춰 보수-혁신 정치구도를 만들고 자민련을 극우로 몰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10일 밝혀져 여야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발매된 ‘주간동아(19일자)’가 보도한 국가혁신위 국가비전분과위 회의록(6일자)에는 “혁신인사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현 야당의 집권가능성이 약해진다.따라서기존정당들이 정치적 색깔에 따라 보혁구도로 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한 참석자의 발언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언론기업 세무조사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용’이라고 규정하는 등 야당이 최근 벌인 색깔공세가 결국은 보혁구도로 몰기 위한 매카시즘적 의도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언론기업 세무조사에 대해 최초로 ‘답방용’이란 색깔 공세를 펼친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바로 이 분과위 위원장이란 점에 주목한다”며 혁신위 회의 내용과 참여 인사를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혁신위 주진우(朱鎭旴) 행정실장은 “보도된 내용은 회의에 참석했던 외부 인사들의 사견에 불과한데, 민주당이 이를 근거로 색깔 공세 운운하는 것은 가당찮은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홍사덕 의원은 “발언 내용은 분과위의 공식 의견도 아니다”며 “논평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한편 회의록에서 거론된 교섭단체 기준 완화 문제와 관련해 요즘 한나라당과 자민련 관계자들이 양당의 국회법 개정 공조 가능성을 자주 거론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는 “자민련은 언젠가 소멸될 당이므로 굳이 국회법을 개정해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내년 대선에서 자민련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개정에 협조해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병존하고 있다.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부총재 등은 개정에 긍정적이다.
자민련이완구(李完九)원내총무는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듯 “정기국회 전까지는 일이 잘 될 것 같다”며 “잘 안되면 한나라당이(의원이라도)꿔줄것 같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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