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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시포커스]기술주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은행주

입력 | 2001-07-11 08:14:00


은행주가 실적악화로 고전하는 기술주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통신부품 PC 통신서비스 등 IT주식이 실적 악화 우려로 조정을 보이자 은행주들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실적호전'이란 재료의 뒷받침으로 은행주들이 국내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이란 주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적어도 8월말까지는 은행주들이 국내증시를 이끌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일 종합주가지수의 1.40포인트(-0.25%)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종지수는 2.06포인트(+1.66%)상승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장전문가들이 은행주를 IT주식의 대안으로 간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되기 때문.

22개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30% 증가한 2조 9780억원. 거래소에 상장된 7개 시중은행(국민, 주택, 신한, 하나, 한미, 조흥, 외환)의 순이익은 1조 92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은행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현저히 개선됐다.

41.4%를 기록한 주택은행의 뒤를 이어 국민(30%), 한미(23.5%), 하나(18.8%), 신한(17%) 등이 해외 선두은행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씨티은행의 지주회사격인 Citigroup( 20.57%_과 미국 투자은행의 대표하는 JP Morgan증권(13.53%)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은 실적을 올렸다.

그럼에도 현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게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의 판단이다.

은행업종의 적정주가를 구할 때 적용하는 PBR(주가장부가치배율)이 여전히 1990년대 초반수준(0.8배∼1.5배)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은행의 4배∼5배에 비해 크게 할인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승주 대우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는 과거처럼 낮은 PBR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착실히 진행했기 때문에 외국은행보다 과도하게 낮은 PBR을 적용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는 "시중은행들이 상반기에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순이익이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니엘 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도 은행업종의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IT산업의 경기회복은 아무리 빨라야 올 연말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내수회복과 기업부도위험의 감소로 은행주들의 투자가치가 높아졌다는 견해를 밝힌다. 은행주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악재들이 상당부분 제거됐다는 입장이다.

동부증권 김팀장은 "전일 나스닥시장이 3개월만에 재차 2000포인트밑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국내증시도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은행주들이 동반 조정을 보일 경우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