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사법부는 카를로스 메넴 전대통령을 불법 무기거래 혐의로 가택연금한 데 이어 10일 군정 독재자였던 호르헤 비델라 전대통령(75)을 납치 등 불법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로돌포 카니코바 코랄 연방판사는 이날 “비델라는 70∼80년대 좌익 성향의 정치인 박해 사건인 ‘콘도르 작전’ 때 납치 등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그를 기소했다.
AP통신은 코랄 판사가 비델라의 재산 중 100만달러 상당을 압류하도록 명령했다고 전했다. 76∼81년 군정을 이끌었던 비델라는 영아 약취 유인 혐의로 가택연금 3년형을 받은 상태이다. 콘도르 작전은 당시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등 남미 6개국을 통치하고 있던 군사 독재자들이 국외로 피신한 좌익 정치인을 검거하기 위해 협력했던 정치탄압 사건이다. 이에 관계된 군사독재자 가운데 기소된 사람은 비델라가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은 올 초부터 이 사건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으며 파라과이 전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와 칠레 비밀경찰 총수 마누엘 콘트레라스를 검거하는 데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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