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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기자의 식탐클럽]서울 도곡동 '사리원'

입력 | 2001-07-13 18:37:00


◇과일소스에 불고기… 파란눈도 "원더풀"

고깃집은 많아도 ‘불고기전문집’ 간판을 걸어놓은 곳은 많지 않다. 이 집은 등심 안심 식의 분류는 하지 않는다. 대신 사리원불고기 야채불고기 육수불고기 등 3가지의 불고기메뉴를 특화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사리원(02-573-2202)’. 지하철 3호선 매봉역 뒤편에 있는 음식점 골목 안으로 한참 들어가야 한다.

사리원불고기는 한우 등심을 얇게 썰어 마늘 다진 것, 파 ,버섯 등에 양념을 했으며 연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육수불고기는 푹 고아 낸 사골육수에 고기를 재워 양념을 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야채불고기는 고기에서 지방 부위를 거의 제거해 만들었다. 쑥 호박 양배추 죽순 팽이버섯을 섞어 내오는데 나중에 육수불고기 소스를 조금 넣고 밥을 비벼먹으면 맛있다.

모든 불고기는 일본식 ‘야키니쿠’처럼 소스에 찍어먹는다. 소스는 파인애플 배 레몬 셀러리 사과 등 야채 12가지를 섞어 만든 것으로 달면서도 시원한 맛이 잘 살아난다. 불고기 가격은 1인분에 1만∼1만7000원.

불고기와 궁합이 맞는 와인 16종이 있어, 소주대신 먹어볼 만하다. 덕분에 외국인 손님들도 적잖이 눈에 띈다.

와인은 맛이 가장 잘 살아난다는 상온 12∼18도, 습도 70∼80%를 맞추기 위해 프랑스에서 수입한 와인저장실(Wine Cellar)에 보관했다 내온다. 레드와인인 ‘카보네 쇼비뇽’은 어느 불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한병(1만7000∼3만원)씩 시켜도 되지만 한 잔에 3500원씩 팔기도 한다.

냉면의 맛은 ‘순진하다’고 해야할까. 투박하지만 고소한 메밀의 향취가 잘 살아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직영 방앗간에서 메밀을 직접 빻아 만든 면을 가져온다. 평양식 물냉면은 황토색 두꺼운 면을, 함흥식 비빔냉면은 얇은 고동색 면을 쓴다.

2층에는 모임용 방이 4개 있으며 총 140석. 주말엔 예약을 해야 한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