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감추는 사람 실패를 살리는 사람'/하타무라 요타로 지음/295쪽 /9000원/ 세종서적
인생의 길목에서 때로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우리 모두는 뜻하지 않은 실패와 실수를 맛보게 된다.
뜻하지 않게 실패를 만난 어떤 사람은 자신을 자학이나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또 다른 사람들은 실패 그 자체를 정면으로 직시하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임을 머릿속 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낀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훗날의 성공으로 가는 확실한 교두보로 활용하곤 한다. 우리는 이런 선택의 길에서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이 책은 이른바 ‘실패학(失敗學)’을 다룬 책이다. 실패학은 우리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종류의 실패를 명확히 알고, 실패를 머리 속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극복하고, 실패를 새로운 성공의 토대로 삼자는 취지에서 제안된 것이다.
새로운 것은 시도하는 데에는 언제나 위험과 불확실함이 따른다. 변신이나 변화가 세상의 기준으로 실패로 자리 매김이 될 때 개인이나 조직은 다양한 사회적 비난과 징벌, 재산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실패라는 경험을 두려워한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실패를 은폐하려 한다.
특히 결점을 잡아서 패자를 가려내는 특성을 가진 사회나 패자부활전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는 더더욱 그렇다. 저자인 하타무라 요타로 도쿄대 교수는 최근에 충격을 받았던 한가지 사례를 이야기한다.
독자들은 233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 베어링 은행의 몰락을 가져왔던 풋내기 행원 닉 리슨을 기억할 것이다. 놀랍게도 미국의 한 은행이 리슨에게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그를 고용하려고 시도하였다. 게다가 10만달러를 지불하는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왜 미국 은행은 그런 범법자를 채용하려고 하는가. 은행의 논리를 간단하다. “그가 남의 돈으로 축적한 놀라운 실패 경험을 우리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엄청난 이익이라고.”그래서 저자는 “과연 일본에서라면 이런 일이 가능이나 할까”라고 되묻는다.
한편 GE는 각각의 제품마다 사고나 고장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보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50년 이상 계속된 이런 활동이 기업이 가진 엄청난 자산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실패는 흔히 무지, 부주의, 차례 미준수, 오판, 조사검토 부족, 계약조건의 변화, 기획불량, 가치관 불량, 조직 운영 불량, 미지 등과 같은 요인에서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실패를 예방하거나 성공의 씨앗으로 삼기 위해서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지식화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
실패가 발생하면 이를 제목, 상황 개요, 경과, 원인, 대처, 총괄, 그리고 지식화 등과 같은 절차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지식관리시스템과 접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실패로부터 배우는 개인이나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대단히 감동적이고 유익한 실용서이다. 더욱이 생생한 현장 체험을 담은 책이기에 실전 사례를 저렴한 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정택상 옮김, 원제 ‘失敗學のすすめ’(2000년).
공병호(코아정보시스템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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