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북’ 신세로 전락한 브라질축구가 끝간 데 없이 추락하고 있다.
13일 콜롬비아 칼리 파스쿠알게레로경기장에서 열린 2001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B조 예선전. 지난 대회 우승팀 브라질이 멕시코의 탄탄한 조직축구에 맥없이 무너지며 0-1로 패했다.
지난달 에메르손 레웅 감독 후임으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새 사령탑에 오른 이후 두 번째 패배이자 최근 6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최악의 성적표.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페루와 파라과이가 3-3으로 비겨 대회 예선 조별 순위에서도 최하위로 떨어졌다.
☞ 코파 아메리카 페이지로 바로가기
승부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일찌감치 갈렸다. 멕시코 하레드 보르게티가 브라질 GK의 손을 강하게 맞고 흘러나온 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의 코너킥 볼을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로 정확히 차 넣은 것. 바로 직전 브라질 수비수 호케 주니어가 볼을 걷어내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보르게티의 절묘한 볼 컨트롤에 타이밍을 살리지 못했다.
이후 브라질은 일대 반격에 나섰으나 18분 에메우손의 결정적인 슛이 한번 크로스바를 맞혔을 뿐 이렇다할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어떤 핑계를 대든 브라질 축구가 느끼는 위기감은 충격적이다. 당초 아르헨티나가 불참한 이번 대회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던 계획마저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하고 말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다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 상담을 해야겠다. 만약에 한 두 경기 더 패한다면 말 그대로 브라질 축구의 몰락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페루가 파라과이와 3골씩을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비겼다. 90분 내내 페루가 ‘장군’하면 파라과이가 ‘멍군’으로 되받아 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