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옮길 걸 그랬어요.”
한화 투수 최영필(26·사진)이 새로운 둥지에서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
1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해태의 경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최영필은 7이닝 동안 3안타 볼넷 4개만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6일 현대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최영필은 이적 후 신나는 3연승을 달리며 활짝 웃었다.
유신고와 경희대를 거쳐 97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3억2000만원을 받고 현대에 입단한 최영필은 기대를 모았으나 그동안 ‘찬밥 신세’였다. 주로 2군에 있었고 모처럼 1군에 올라와도 팀의 막강 투수진 속에서 중간계투나 패전처리로 이따금 마운드에 설 뿐이었다. 신인 때 4승(10패)을 거둔 뒤 98년 1승도 올리지 못했고 99년 3승(4패)에 그쳤으며 지난해에도 승패와 세이브를 하나도 남기지 못했다. 오죽하면 지난해 11월에는 구단 관계자와의 면담에서는 “출전기회가 주어지는 다른 팀에라도 보내달라”며 트레이드를 요청했을 정도.
하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모든 게 180도 바뀌었다. 때마침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에 빠진 한화에서 선발자리를 꿰찬 그는 한풀이라도 하듯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행운이 따라다니는지 그가 등판하는 날에는 타선까지 폭발한다는 게 팀 관계자의 얘기.
이날 역시 한화의 송지만은 1회 3점홈런을, 김종석이 4회 2점짜리 아치를 그려 최영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송지만은 11일 대전 LG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린 데 이어 2경기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는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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