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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중견의사]척추질환/세브란스병원 윤도흠교수

입력 | 2001-07-16 00:47:00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교수(45)는 ‘열린 의사’로 평가받는다.

그는 레지던트에게도 외국 학회에서 발표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준다. 간호사도 누이처럼 자상하게 대해 간호사들 사이에서 ‘오빠’로 불린다. 제자나 후배들은 고민거리가 생기면 윤교수부터 찾곤 한다.

다른 병원 의사도 문제가 생기면 윤교수를 찾는다. 윤교수는 매년 450명의 환자를 보는데 200명 정도가 다른 병원에서 보낸 환자다. 이들 중엔 목디스크와 척수종양 환자가 많다.

윤교수의 주위에 대한 사랑은 환자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맞닿아있다.

윤교수와 연세대 의대 동기생인 양창순 신경정신과 원장은 “그는 병만 고치지 않고 사람을 보다듬어주는 의사”라면서 “환자나 보호자는 대부분 그를 100% 신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교수는 환자에게 수술의 장점과 부작용, 치료시기, 다른 치료법 등에 대해서 꼼꼼히 일러주고 치료법을 선택하게 한다. 환자가 바쁠 경우 전화로 검사 결과를 알려 주기도 한다.

-척추질환의 60∼70%를 차지하는 ‘디스크’는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디스크는 척추의 마디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젤리같은 물질인 수핵이 삐져나오거나 터져서 신경을 건드려 아픈 병이다. 신경외과로 가야 할지 정형외과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도 있는데 척추질환이 전공이라면 어느 과든 상관없다. 일부 의사는 무조건 수술을 권유해 문제인데 디스크 환자 중 수술받는 경우는 1% 미만이다. 반면 일부 환자는 ‘수술’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 디스크의 경우 40분 이내에 3㎝만 자르고 수술할 수 있으므로 너무 겁내지 않아도 된다.”

-30∼40대 중 갑자기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가 2∼3주 안에 씻은 듯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하나.

“대부분 수술받을 필요는 없다. 수핵의 막이 찢어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심각한 디스크가 올지 모른다는 ‘경고 사이렌’이므로 이때부터 자세를 똑바로 하고 수영과 조깅 등의 운동으로 허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요즘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30∼40대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종일 책상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해서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평소 30분 마다 목운동을 하는 등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요즘 시중에 나와있는 목보호 베개는 권장할만 하다. 다만 목 또는 허리 보조기는 수술 뒤나 급성통증기 등 일정 기간에만 사용해야지 오래 쓰면 근육이 약화돼 오히려 해롭다.”

-목디스크는 수술시 사고 위험이 높다는데….

“목디스크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수핵이 삐져나온 뒤 척추 마디 사이로 뼈가 자란다. 따라서 수술시 이 부위를 잘라내야 한다. 게다가 목 수술 때엔 중추신경을 건드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목이 아픈데도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목뼈 안의 공간에서 뼈마디를 이어주는 인대인 ‘후종인대’가 딱딱하게 부으면서 중추신경을 누르는 ‘후종인대 골화증’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술 여부와 상관없이 온몸 마비 등이 온다.”

-척추질환 치료의 경향은….

“최근 10여년 동안 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척추의 마디 사이에 수핵 대신 넣는 인공관절이나 척추 마디를 고정하는 장치 등이 계속 개량돼왔고 레이저시술 내시경치료 고열치료 등이 개발되고 있다.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넘어져 다친 뒤 뼈가 찌글어들어 이 바람에 디스크가 생긴 사람은 주사로 뼈성분을 넣어 뼈를 펴주면 괜찮아지게 됐다. 최근엔 심장동맥 환자의 좁아진 혈관에 풍선을 넣어 혈관을 넓히 듯 좁아진 척추 뼈에 풍선을 넣어 넓힌 다음 뼈성분을 주사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래의 치료법으론 어떤 것이 있나?

“신경을 다쳐 휠체어를 타고 지내야만 하는 환자에게 신경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신경을 되살리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20년 내에 척수장애자가 휠체어를 던져버리고 걷게 될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따라서 척수장애자는 ‘그날’을 믿고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재활치료를 받으면 성생활이나 변가리기 등이 가능해질 수 있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윤교수는 인터뷰 중 자신의 환자 가운데 인기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씨를 떠올리고 잠시 침울해졌다. 강씨의 경우 원체 신경을 심하게 다친 상태에서 병원에 왔기 때문에 수술 뒤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강씨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 건강을 회복할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이 윤교수의 믿음이다.

stein33@donga.com

▼어떻게 뽑았나▼

신경외과의 척추 질환 부문 베스트 중견의사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윤도흠교수가 선정됐다. 정형외과에선 서울대병원 이춘기교수와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이춘성교수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동아일보사가 전국 14개 의대에서 척추 질환이 전공인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 교수 69명에게 이 부문의 베스트 중견의사 5명씩을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특히 정형외과 공동 1위인 두 이교수는 친형제다. 서울대병원 이교수가 47세, 서울중앙병원 이교수가 46세로 경쟁자이면서 협력자로 알려져 있다. 형제는 지난해 말 요통 환자들을 위한 책 ‘상식을 뛰어넘는 허리병, 허리디스크 이야기’를 함께 펴내기도 했다.

소속 대학과 한자 이름까지 같은 동명이인(同名異人)도 있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로 강남성모병원(서울)과 성빈센트병원(수원) 신경외과에 각각 근무하고 있는 두 박춘근(朴春根)교수. 두 교수는 추천도 동수로 받았다. ‘서울 박교수’(49)는 죽산 박씨, ‘수원 박교수’(41)는 진원 박씨로 친한 사이다. 12일 오후 ‘서울 박’에게 ‘수원 박’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이들 박교수는 함께 있었다.

윤도흠교수는 “‘서울 박교수’는 나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가지만 이번 조사에선 꽉 찬 나이 때문에 추천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별로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중앙병원, 한양대병원 강남성모병원 등의 순이었다.

◇척추질환 베스트 중견의사

이 름

소속 병원

세 부 전 공

윤도흠

연세대 세브란스

요통 및 척추질환

오성훈

한양대

척추질환 척추외상

어 환

성균관대 삼성서울

허리디스크 척수종양

조용은

연세대영동세브란스

척추질환 다한증

임승철

울산대 서울중앙

척추종양 척추손상

박형천

인하대

척추질환

조기홍

아주대

척추질환

조태형

고려대 안산

척추외상

박춘근

가톨릭대 강남성모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

박춘근

가톨릭대 성빈센트

척추질환

서중근

고려대 안암

척추질환 및 외상

송근성

부산대

척추질환

김상진

인제대 상계백

척추질환

김수한

전남대

척추질환

이춘기

서울대

척추측만증 등 척추질환

이춘성

울산대 서울중앙

요추변성후만증등척추질환

신병준

순천향대 부천

척추 골절 등 척추질환

김기택

경희대

척추후만증 척추협착증

장 한

가톨릭대의정부성모

목디스크 등 목뼈 질환

이환모

연세대 세브란스

척추측만증 척추협착증

이종서

성균관대 삼성서울

허리뼈 및 목뼈질환

정재윤

전남대

척추측만증

전창훈

아주대

요통 등 척추질환

장봉순

서울대

요통 등 척추질환

김석우

한림대 한강성심

척추질환

장지수

우리들

척추종양 등 척추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