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시합에서 코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듯이 세계경제게임에서도 국가 경제코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고 다양한 경제코치를 가진 나라는 단연코 미국이다. 미국이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하듯이 국가경쟁력 세계 제일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글 싣는 순서▼
1. 서양은 언제부터 우리를 앞섰나
2. '국부론'의 처방 따르면 잘 사나
3. 규칙에 살고 반칙에 죽는다
4. 자유경제는 윈·윈게임
5.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
6. "검의 고수엔 칼로 덤비지 말라"
7. 지능 지수 높은 동아시아인
8. 세계 제일 '경제코치'포진
9. 미래주역은 '기업가적 두뇌'
10. '일본 위기'는 잘못된 진단
11. 한강 개발가치 무궁무진
12. 작지만 큰나라 '코리아'
13. 세계 지배상품 만들자
14. 세계수준 대기업 바로알자
15. 글로벌시대의 교육
16. 지식산업시대의 국토
17. 지식기반 산업 준비
세계 제일의 회사로 수시로 꼽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잭 웰치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만나서 자문을 구한 사람은 경영학의 시조인 피터 드러커 교수였다. 미국의 50대 기업가들이 한결같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경영학자도 바로 드러커 교수다. 그는 금년 92세로 지금까지 30권의 책을 썼다. 이들 책 중 상당수는 틀린 내용이 거의 없어서 아직도 베스트셀러리스트에 올라 있다. 얼마 전 그의 집을 방문하여 필자도 여러 시간 자문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미국의 많은 기업경영인을 세계 수준으로 높인 세계제일의 코치이다.
허버트 사이몬 교수는 박사학위는 행정학으로 노벨상은 경제학으로 받았다. 실력은 컴퓨터사이언스에 있는데 취미는 또 심리학에 있어서 저자가 그를 방문했을 때 카네기 멜론대학 심리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의 피아노 실력은 프로수준이고 외국어는 20여개를 한다. 심리학과 컴퓨터사이언스, 경제학과 기업경영이론 등을 ‘퓨전’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단연코 세계 제일의 코치이다.
폴 새뮤얼슨 미국 MIT대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학을 학문 차원에서 가장 많이 발전시킨 학자이다. 미국에서 노벨상도 제일 먼저 받았다. 그의 저서 ‘경제학’은 제17판까지 나와 있는데 세계 주요 언어로 거의 번역돼 있다. 필자가 옥스퍼드대학에서 출판한 책에 대해서도 유용한 코치를 해준 바 있다. 그는 경제이론면에서 세계 제일의 코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주된 코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꼽는다. 그는 미국경제를 91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10여 년간 상승국면을 달리게 한 주인공이다. 반면 일본은 그 해에 거품경제가 터져서 10년간의 침체국면으로 들어섰다. 91년을 미일경제국면이 역전된 해로 보는데, 그 이유는 일본에는 그린스펀 같이 유능한 경제코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는 수많은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수많은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었다. 새로운 백만장자도 수 없이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기업들에 넉넉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 글로벌경쟁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줬다. 세계 어느 나라의 국가경제코치 치고 그처럼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한 코치는 없다는 것이 많은 미국인들의 견해이다. 그는 그 자리를 그만두고 민간기업에 취직하면 연 수입이 몇십배 늘어나지만 이를 마다하고 미국인과 미국경제를 위해서 봉사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어느 후진국 담당 경제전문가는 어느 후진국이건 그 나라경제의 장래는 지도자와 경제코치를 만나보면 당장 알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미일 경제전쟁에서 일본에 졌다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견해였다. 하지만 미국에는 세계적인 경영경제전략가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든 지는 싸움도 이기는 싸움으로 ‘뒤집기’할 수 있는 전략을 짜내는 유능한 코치들이 나온다. 그 결과 10여년간이나 미국의 국민과 기업들은 경기상승국면을 누린 것이다. 미국은 경제코치 면에서도 확실히 복 받은 나라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