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를 내거나 당해 복잡한 도로 한복판에서 잘잘못을 가리려고 운전자간에 시비를 벌이는 일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에 장착된 것과 같은 자동차용 블랙박스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16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발명가 아돌프 바구에스는 최근 사고 당시의 각종 정보를 기록해 교통사고 조사에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발명해 미국에서 특허를 따냈다.
이 블랙박스는 자동차의 기계 및 전자장치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는 물론 룸미러에 장착된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사고 순간의 운전자 이미지와 음성까지 정확하게 기록한다. 또 브레이크의 압력과 차량 속도, 앞바퀴의 각도, 안개등의 작동 여부 등 자동차 상태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도 빠짐없이 수록한다. 사고가 났을 때 이 블랙박스를 컴퓨터와 연결하면 사고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목격자 진술 등이 없어도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릴 수 있다는 것. 이 블랙박스를 설치하기에 적합한 곳은 운전자 좌석 아래. 통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블랙박스는 강한 충격에 견디는 것은 물론 방수와 내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바구에스씨는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개조해 자동차에 부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덩치가 크고 무거운 데다 동력을 많이 빼앗아 적합지 않다는 생각에 아예 새로운 형태의 블랙박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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