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을 들어서면 대리석으로 만든 해태상 2개가 눈에 들어온다. 국회 앞마당 초입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해태상은 의사당 주변의 화기(火氣)를 다스리기 위해 세워진 것.
그 해태상 밑 땅속에 포도주 100병이 26년째 묻혀 숙성되고 있는 중이다. 의사당이 여의도로 옮겨진 75년 해태그룹이 해태상을 기증하면서 묻은 것.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은 좀 차이가 있다. 정주성(鄭柱星) 국회 시설관리과장은 “남북통일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축하주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수한(金守漢) 전 국회의장과 포도주 얘기를 자민련 소식지에 보도한 이종수(李鍾壽) 총무국장은 “100년 뒤인 2075년쯤 되면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게 될 것이고 그 때 축하주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축하주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이 축하할 때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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