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는 흔히 ‘도깨비주식’에 비유된다. 코스닥지수가 80선을 웃돌 정도로 장세가 괜찮았던 5월에는 주가가 비실비실했는데 코스닥지수가 70선을 넘나드는 요즘에는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초 3만1000원까지 떨어졌던 국민카드 주가는 연중최고가(3만9900원)에 근접하는 3만8000원대까지 올랐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18일은 국민카드 직원들이 보유중인 우리사주 200만주의 보호예수(투자자보호를 위해 대주주 등의 지분을 일정 기간동안 팔지 못하게 하는 조치)가 풀리는 날. 이익실현이 가능한 때를 맞춰 마치 미리 계획한 것처럼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개인당 1500∼3000주씩을 가진 국민카드 직원들은 요즘 표정이 밝다. 2000주를 가진 K대리는 “주당 1만5000원에 주식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팔더라도 어림잡아 투자이익이 4600만원이 넘는다”면서 “앞으로도 더 오를 것 같아 언제 팔아야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향후 국민카드 주가는 어떻게 될까. 물론 유통물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주가는 약세를 면키 어렵다.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이론상의 유통물량은 모두 20% 남짓. 그러나 거의 내다팔지 않는 외국인 지분이 17.8%에 이르러 실제 유통물량은 2.5% 수준이다. 이쯤되면 200만주의 우리사주(2.91%)는 위협적인 존재다.
그러나 보호예수 해제로 인한 국민카드의 약세전환을 점치는 증시전문가는 거의 없다. 당초 유통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지난해 30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국민카드가 올상반기중 벌써 230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올해 4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기대되는 등 대표적인 실적우량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동원증권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가을에 LG캐피탈이 거래소에 상장되면 신용카드주가 하나의 테마를 이뤄 동반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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