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환(鄭均桓) 특보단장, 박광태(朴光泰) 산업자원위원장, 유용태(劉容泰) 환경노동위원장 등 민주당 중진들이 주축이 된 ‘중도개혁 포럼’이 8월 중 결성을 목표로 의원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모임엔 지금까지 40여명이 가입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는 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해 온 소장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 중진들과 정풍운동에 직접 참여한 서명파 일부 의원들도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정 단장은 “중도 개혁적 성향의 말없는 다수의 집합체”라며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과 당내 통합의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개혁 어느 쪽에 속하지 않으면서 당내 화합과 단결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것.
하지만 대선 예비주자들은 각자 유불리를 따지면서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정풍운동의 소장파들은 “상당한 ‘견제구’가 날아올 것 같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측은 “우리와는 길이 다를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고, 김중권(金重權) 대표측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반면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측은 “그리 나쁠 것 없다”고 하면서도 “결국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의중이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김옥두(金玉斗) 윤철상(尹鐵相) 조재환(趙在煥) 의원 등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이 빠지긴 했지만 모임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소장파 한쪽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돼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으로 미뤄볼 때 중도개혁 포럼은 내년 대선에서 어떤식으로든 김 대통령의 의중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정 단장이 “내년 대선에서 어느 후보에게도 줄을 서지 않는 중도 개혁 성향의 인사들의 모임”이라고 성격을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임은 또한 경선과정에서 이탈하거나 결과에 불복하는 사람들을 당에 붙들어두는 기능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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