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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월드]몰도바 인간장기 암거래 성행

입력 | 2001-07-18 18:31:00


인간의 장기(臟器) 거래가 국제화 추세를 띠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구 소련의 작은 나라인 몰도바가 세계 장기 거래 암시장의 중심지로 등장하고 있다. 끔찍하기만 한 장기매매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제화 양상〓인간 장기의 매매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인도 터키 중국 러시아 이라크 필리핀 등에서는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를 구하기 위해 이들 나라를 방문한다. 특히 중국은 처형당한 죄수의 몸에서 적출된 다양한 장기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장기이식수술을 가능케 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증가시켰다. 또 세계화로 인해 외국여행이 더 자유로워지고 인터넷에 의해 정보교환이 빨라져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기도 쉬워졌다. 국가간의 빈부 격차가 확대돼 장기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암시장 몰도바〓몰도바의 주부 니나 운구레(40)가 자신의 콩팥을 판 것은 1998년 12월. 당시 수술을 받기 위해 터키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을 찾아다녀야 했다. 요즘은 장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몰도바를 찾는다. 인구 400만이 약간 넘는 몰도바는 급속히 빈민화되고 있어 운구레씨처럼 장기를 팔려는 사람들이 많다. 또 구 소련 시절의 의료제도가 남아 있어 이식 수술 기술 및 여건도 좋은 편이며 장기 중개업자들이 모여 있는 터키와 가깝다. 몰도바를 찾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이스라엘인들이다. 이스라엘은 종교적인 이유로 장기이식수술이 극히 제한돼 있어 장기 기증률이 서구 국가 중 특히 낮은 편.

▽장기 거래 시장 확산〓뉴스위크는 장기 거래 중개업자인 폭력조직의 횡포, 비위생적인 수술 등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장기 거래 시장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진단한다. 장기 기증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는 여전히 공급자의 수십 배에 이른다. 미국의 관련 단체에 따르면 장기 기증이 비교적 활발한 미국에서조차 7만3000여명의 환자가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으며 기증을 받지 못해 매일 평균 16명이 숨지고 있다. 또 상당수의 아시아 국가와 이슬람 국가들은 문화와 종교적인 이유로 국민의 장기 기증을 금지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