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개봉될 애니메이션 영화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는 극사실주의 애니메이션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등장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마냥 감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가 예고하고 있는 미래에 대해 무엇보다도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역시 배우들. 톰 행크스는 자신이 심사숙고 끝에 작품을 선택해서 애써 연기를 한 것이 나중에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에 의해 변형될 수도 있다는 것과, 배우들의 디지털 이미지가 함부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디지털 배우들은 출연료나 휴가가 없어도 불평 한마디 없이 노예처럼 제작자와 감독의 말을 따른다는 점에서 배우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배우 없이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파이널 판타지’에서 배우 제임스 우드가 악당 헤인 장군의 목소리를 연기했듯이, 목소리를 연기해줄 배우들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가까운 시일 안에 디지털 배우들이 실제 배우들을 완전히 대신하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감독들이 훨씬 더 많은 재량권을 쥐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배우들의 연기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고치거나, 심지어 영화의 내용을 일부 바꾸는 것까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영화 ‘다이너소어’에서 디지털 효과를 담당했던 닐 에스쿠리는 “시간이 충분히 흐른다면, 이 기술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1/07/08/technology/08FAN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