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묘법사 이와타스님 염불하며 한국 사죄 순례▼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고 말할 수 없이 부끄럽습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사죄하고 도쿄 지하철역에서 술에 취한 일본인을 구한 후 숨진 고 이수현(李秀賢)씨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19일부터 ‘한국일주 사죄 순례’를 하고 있는 일본 신텐(神泉)시 산묘법사(山妙法寺)의 이와타 루조(岩田隆造·64·사진) 스님. 그의 사죄 순례는 지난해(본보 2000년 7월15일자 A23면 보도)에 이어 두 번째.
그는 출발에 앞서 “죄는 죄로서 솔직히 인정하고 참회하지 않으면 한일간에 진실한 우정을 가꾸고 키워나갈 수 없다”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에서 부관(釜關)페리호를 타고 18일 부산에 도착한 그는 19일 부산을 출발, 한 구간은 걷고 한 구간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원∼마산∼진주∼광양∼광주∼정읍∼익산∼부여∼공주∼부안∼수원∼인천을 거쳐 다음달 12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
이와타 스님은 일본의 정통 승복 차림에 ‘謝罪(사죄)’ ‘謝恩(사은)’이라고 적힌 가방을 양 어깨에 메고 ‘아직 반성하지 않고 있는 오만한 일본인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의 염불을 외면서 순례하고 있다. 숙식은 순례길의 인근 사찰 등에서 한국 스님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있다. 순례가 끝난 뒤 14일경에는 충남 천안군에 있는 독립기념관을 찾아 사죄의 염불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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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천시 거주 일본인들 기모노차림으로 용서빌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 경기 부천시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일본 정부에 교과서 재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일심정문화교류협회 부천지회는 20일 “15일 창립총회를 하면서 교과서 왜곡과 관련, 일본 정부에 한국측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건의서를 보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고미네 아키라(小峰 明·40·사진) 회장은 “이날 창립총회에 참가한 한국인 160명에게 와타나베 미카(渡邊美加·40) 부회장이 일본인을 대표해 기모노 차림으로 고개를 숙여 정중히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밝혔다.
고미네 회장은 “일본역사가 한국의 영향을 받아왔고 일본말은 한국말의 사투리이므로 비슷한 말이 많다”며 “한국과 일본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마음과 마음, 인격과 인격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심정문화교류협회는 부천시 거주 일본인 80명과 한국인 4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일본말교실, 일본요리교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가정 자매결연, 국제결혼알선, 문화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할 방침이다.
고미네 회장은 “부천 시민과 부천거주 일본인들이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교과서 문제로 생긴 양국간의 벽을 허물고 싶다”고 말했다. 032-652-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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