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주말골퍼 A씨. 최근 모처럼 쉴 기회가 생겨 친구들과 함께 평일에 필드를 찾았다. 부킹도 비교적 쉽게 됐다.
“‘황제골프’까지는 아니라도 주말보다는 아무래도 여유 있겠지?”
“그럼.”
“근데 평일골프장엔‘어깨’들이많다던데….”
“걔들하고 함께 라운딩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걱정이냐?”
차례를 기다리는데 뒤에서 ‘붕붕’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아니나다를까,어깨가떡 벌어진, 스포츠형 머리의 사내 넷이서 골프채를 휘두르며 몸을 풀고 있었다.
A씨 일행. 혹시나 뒷조 사내들을 자극할까봐 웬만한 거리는 퍼팅도 생략한 채 발걸음을 재촉, 일찌감치 샤워장에 들어갔다.
대충 씻고 몸을 말리던 A씨가 “그 녀석들 아직도 치나봐”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들’이 들어왔다. 곧 온몸에 새긴 퍼런 문신들이 드러났다. 커다란 용, 큐피드의 화살, ‘의리’….
다들 못본 체 애쓰는데 한 친구.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벌개졌다. 앞가슴에 이렇게 문신을 한 ‘어깨’가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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