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급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사정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직자 기강점검의 내용〓고위공직자 기강점검은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첫째, 장차관을 대상으로 한 ‘근무점검’이다. 이는 장차관의 공사(公私)활동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향후 개각 등 정치적 평가에 대비한 ‘존안자료’ 수집 보완을 위한 것. 이 작업의 주무기관은 대통령민정수석실이지만 “사직동팀의 해체 이후 실무작업을 경찰청에 하청 주고 있다”는 게 사정 당국 고위관계자의 설명.
둘째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휴가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과 지방의 1급 이하 고위공직자들의 기강해이와 부패 등을 점검하는 것이고 셋째는 감사원이 실시 중인 지방자치단체 특별점검이다.
형식이야 어떻든 이 같은 공직자 기강점검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봐야하며 그런 만큼 어느 때보다 강도가 셀 것”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일반적 전망이다.
▽‘공직자 길들이기 사정’ 공방〓한나라당은 특히 장차관들에 대한 근무점검을 문제삼고 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의 이번 점검작업은 공직기강 확립보다는 공직자 길들이기를 통한 레임덕 방지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자관계, 주벽 등 사생활을 중점 조사하는 것으로 볼 때 이번 점검작업은 고위공직자들의 약점을 잡아 비상시에 압박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권 대변인은 “고위 공직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정권 보위대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파렴치범으로 몰겠다는 공개적 경고의 뜻도 있는 것 같다”며 “이는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확대시키고 결과적으로 정책효과만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장차관에 대한 공사생활 점검은 과거 정권부터 주기적으로 해온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노블리스 오블리제(고위공직자 도덕적 의무)’차원에서 고위공직자들이 복무지침과 윤리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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