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교과서 채택과정에 예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이 집필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노(No)’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4월 모임 교과서가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하자 모임측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요즘 모임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그들에 맞서는 시민들을 좌익세력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다급해졌다.
모임측은 시민단체들이 교과서 채택을 좌우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유일한 걸림돌은 교사들이 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모임측은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기 훨씬 전부터 각 지방의회에 “교육위원들은 교과서 채택 권한을 확실하게 행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며 정지작업을 벌였다. 교육위원들만 잘 설득하면 채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상당수 지방의회가 이 청원을 받아들였고 모임측은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이곳저곳에서 사실(史實) 왜곡 교과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결성되고 대대적인 반대서명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공립중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모임 교과서를 채택키로 한 도치기(